원불교 교서 중 근본경전인 〈정전〉에는 이웃 종교의 교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교의 동기라는 내용이 총서편 부분에 나옵니다. 대종사님은 당시 시국을 살펴보시고 개교의 동기라는 부분에서 세상의 현실 진단을 압축적으로 표현하셨습니다.

대종사님께서 개교의 동기를 밝히실 때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문명이 발달되어 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인류 문명이 존속하는 한 더 빠른 속도로 과학문명이 발달해 가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물질을 사용하여야 할 사람의 정신은 점점 쇠약해져서 물질의 지배를 받게 되고 저 물질의 노예 생활을 면하지 못하게 되어 파란 고해의 생활을 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대에 있어서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할까요?

인간은 정신과 육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질을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의식주가 바로 물질에 속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생존을 위하여 이러한 의식주를 구하는 과정에 있었으며 오늘날 과학 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인간의 의식주는 더욱 풍요로워지고 화려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살아가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육신을 보존해야 하며 거기에는 물질들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들은 이러한 물질의 소비와 소유에 욕망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물질들이 쉽게 얻어지거나 무한정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인간의 소비와 소유에 대한 욕망 또한 한정이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해 왔습니다. 결국 더 많은 물질을 얻고 소비하기 위해 인류의 과학문명의 발달이 이루어져 왔으며 물질의 한정성 때문에 이러한 물질을 소유하기 위해 개인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사회간에 국가간에 분쟁과 다툼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 각국의 분쟁 이면에는 항상 경제적인 논리가 숨겨져 있으며 대외적인 정책도 경제논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인류가 더 많이 더 편리하게 물질을 생산하고 소유하고 소비하려는 욕심 때문에 지구의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세계적인 기후 재난이 발생하고 일본의 원전이 폭발하고 우리나라에서도 구제역으로 인해 큰 재난을 겪었으며 그 후유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 자신을 고통 속에 살게 할 뿐만 아니라 일체생령이 파란고해의 생활 속에 살게 되는 것입니다. 대종사님께서는 깨달음의 통찰력으로 이를 보시고 개교의 동기에서 표현하신 것이며 근본적인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원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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