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 잉태 꿈꾸는 서울 속 창작 공간

9월 다양한 문학가들을 기리는 문학관 탐방과 문화 현장을 소개한다. 작가의 문학과 삶의 여정을 통해 우리도 삶의 여유를 찾는 가을이길 염원한다.
1주 이효석 문학관, 2주 영상아트 갤러리, 3주 연희문화창작촌, 4주 밀양 연극촌 탐방이 게재된다.

도심에 이룬 전원형 문학촌

서울시사편찬위원회가 있던 연희동 주택가 언덕에 2009년 11월 100그루의 소나무를 심어 도심 속 전원형 문학촌을 꾸몄다. 그 곳 연희문학창작촌은 소나무숲과 과실수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심에서 보기 드문 전원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동시대 작가들이 숨 쉬고 글을 쓰며 한국문학의 큰 터가 되기를 꿈꾸는 연희문학창작촌. 입구부터 한국문학을 빛낸 작가 100명의 핸드프린팅이 새겨진 외벽과 문인들의 집필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만년필 벽화가 눈길을 끈다.

모두 20개의 집필실로 된 기와집 4개의 문학동은 각각 '끌림' '홀림' '울림' '들림'이란 이름이 정해져있다. 17개 집필실은 국내 작가용으로, 나머지 3개 집필실은 해외 작가용 레지던시로 활용되고 있다.

작가들의 입주기간은 3개월. 시·소설·희곡·평론·아동문학·번역 등 6개분야, 20여명의 작가들이 입주하게 된다. 연희문학창작촌은 문학인 전용 집필실은 물론 시민과의 소통을 위한 야외무대, 문학미디어랩 등의 커뮤니티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 소나무숲에 싸인 연희문학창작촌.

'끌림''홀림''울림''들림'의 4개 문학동

끌림- '바람이 부는 대로 가만히, 끌리던 그곳에 시가 있었다.'끌림은 6개의 집필실이 있다. 1층에는 5개의 집필실에서 작가들이 집필에 한창이다.

홀림-'당신을 홀리는 문학의 유혹, 문학으로의 아찔한 홀릭(holic). 홀림은 집필실 8개실, 공동주방이 갖춰진 공간이다.

울림- '울림, 그 말의 맞춤표가 나의 심장을 울린다.'집필실 3개와 사랑방이 갖춰진 작가의 공간, 울림. 문학, 예술 관련 도서 열람과 문학 아카이브를 위한 공간인 문학미디어랩이 있다. 울림은 문학낭독회, 문예교실, 작가 세니마 등 다채로운 행사로 작가와 시민을 위한 문학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들림- 들림은 국제 레지던스 3개실과 사랑방이 갖춰진 국제교류의 공간. 지층에는 러닝머신, 사이클, 탁구대 등이 갖춰진 작가 전용 예술가 놀이터가 있다. '책에 귀를 기울이면 멀리서 들린다. 당신 목소리에 나는 하늘을 난다' 들림은 이렇게 글로 각인된다.
▲ 가을문학축제에서 특별강연을 한 고은 시인.
▲ 연희문학낭독극장에 함께 한 은희경 소설가.

'연희목요낭독극장' 새로운 공식을 세우다

'연희목요낭독극장'은 시민을 위한 정기 문학 낭독회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 7시30분 연희문학창작촌 야외무대 열림에서 개최된다. 연희문학창작촌 입주작가의 신간 중심으로 운영되며 작가에게는 창작 콘텐츠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문학 향유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작품을 낭독하는 형식이 아닌, 문학텍스트와 음악, 무용, 극이 만나는 실험적인 공연이 펼쳐진다. 문학인이 공연의 연출을 맡아 작품과 독자를 이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연희목요낭독극장'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면서 작가와 독자와의 '내밀하고 정겨운' 직접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 문학미디어랩 내부.
작가와 시민의 문화 콘텐츠, '문학미디어랩'

문학미디어랩은 작가 창작활동을 위한 문학콘텐츠 열람 및 시민을 위한 북카페 형식의 열린 문화공간이다. 문학, 이론, 철학서 등 국내도서, 국외도서, 정기간행물, DVD 등 8400여종을 비치하고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운영 시간 중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단, 일반 도서관과 달리 외부 대출이 되지 않아 자료 열람은 실내에서만 가능하다.

문학미디어랩에 구비된 도서는 상당수 기증을 받아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국내 유명 출판사들이 문학 활동 활성화를 기원하면서 연희문학창작촌에 기증한 것이다. 국제 레지던시인 만큼 외국 작가들을 위한 원서도 비치하고 있다.

연희문학창작촌은 집필공간의 역할 뿐만 아니라 타 장르와 교류 및 지역사회와의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시 창작반, 소설 창작반, 브런치 연희문학학교 3개 강좌로 이루어진 연희문학학교가 상반기, 하반기 각 13주 과정으로 이루어지며, 이 수업이 문학미디어랩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 외에도 문학 관련 세미나, 낭독회, 작가 교류 프로그램을 위한 장소로도 활용된다.

시민과 작가와 문학이 호흡하는 연희문학창작촌은 작가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문학의 쉼터를 내어주고 있었다. 시민 곁으로 찾아온 서울 도심 문학의 숲 연희문학창작촌, 산책로 소나무 사이로 가을 하늘이 높다.
▲ 연희문학창작촌의 야외무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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