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언론 보도를 보고 크게 놀란 일이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사망률(인구 10만 명당)이 31.2명을 기록해 2000년 대비 무려 130.2% 증가했으며 지난해 자살에 의한 총 사망자수는 1만 5566명이었다는 것입니다.

2000년대 들어 줄어들던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도 다시 증가하여 10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으며 자살률 역시 올해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한해 재난이나 전쟁으로 인해 사망자 수가 1만5566명이 발생했다고 하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될 것임에도 본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라서 그런지 다들 크게 걱정은 하면서도 정작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나 행동은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형법에서도 본인 스스로의 자살은 처벌하지 못하나 자살하는 것을 도와주는 행위는 자살방조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만 한해 1만5천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실에 대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자살방조의 책임이 과연 없는 것인지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라 여겨집니다.

대종사님께서 밝혀 주신 정전 개교의 동기 중 결론 부분을 보면 "그러므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받아 파란 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 그 동기니라" 라고 하셨습니다.

개교의 동기에서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받아' 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과연 정신의 세력을 확장한다는 것이 어떤 말씀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는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함을 목적하는 원불교 교도 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종교인들과 세상의 어려움을 걱정하고 해결하려는 모든 사람들이 연대하고 함께 해야 한다는 뜻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정작 중요한 것은 '정신 세력'의 일원이 바로 자기 자신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 한명이 세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나는 '정신 세력'의 일원으로서 나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합니다.

정신의 세력이 확장되고 결국 물질의 세력을 항복받아 파란고해 속에서 극단적으로 자살로까지 이르게 되는 수많은 생명들을 구원하게 되는 것임을 깨달아서 나 하나의 의무와 책임이 막중함을 깨닫고 실천하는 삶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원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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