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의 임무 무한 책임, 무한 가능성

'교화단규정'을 아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상시응용주의사항 3조를 보면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종교가에서 경전만을 최고의 것으로 여기는 것이 상례인데 이렇게 경전과 동급으로 법규를 명기하신 대종사님의 뜻을 유념해야겠습니다. 좀 내용이 길어도 법규에 정해진 내용을 일일이 음미해 보는 이유입니다.
교화단규정에서 일곱 번째로 꼽은 단장의 임무는 '단관리와 일원세계 건설에 필요한 일'입니다.

교화단이라는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일, 그리고 우리 원불교의 개교의 동기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일을 하라는 주문입니다. 어쩌면 참 막막한 일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구체적인 임무의 내용은 이미 앞서서 이야기한 것이고 그 나머지 부분을 열린 규정으로 표현한 셈입니다. 오히려 단장의 임무를 적극적이고 개방적으로 규정한 것이죠. 구체적 임무를 주면 답답해 하는 사람도 있고, 알아서 하라고 하면 너무 벙벙해서 더위잡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바람직하기로는 어느 한 쪽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해내고, 나머지 열린 임무는 창조적으로 해내는 단장이 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대종사님을 생각해 봅니다. 단(團)을 통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셨을까요? 분명한 목적이 있었죠. 일원세계건설이었습니다. 광대무량한 낙원, 일원세계 건설을 교화단을 통해서 하고자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대종사님은 단원들과 금주, 금연을 하고 절약, 절식을 하며 방언공사하고 기도했습니다.

100년이 흘렀습니다. 오늘 이 시점에서 대종사님을 대행해야 할 단장의 역할과 임무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답이 쉽지 않습니다만, 무한 책임과 무한 가능성으로 교화단을 바라본다면 천만가지 답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답은 늘 찾는 사람의 것입니다.

<교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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