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권 교도ㆍ계룡교당
요즘 사람들은, 하루는 짧은데 할 일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내 삶을 이끌어 나가야 할 지 궁금해 한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최근 베스트셀러를 확인해보면 자기관리에 관련된 책이 많이 팔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간 생활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있는 대학생들도 분명 이 부분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안으로는 신앙과 수행이 겸비된 공부인의 모습도 갖춰야 하고 밖으로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쌓아가야 하므로, 자기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 너무 없다. 학과 공부는 기본이요, 토익에 토플, 수많은 자격증 게다가 인간관계 역시 놓치고 싶지 않다. 이런 것들을 모두 챙길려면 일주일에 한 번 교당에 나가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다면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역할은 바로 다이어리가 해줄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코비 박사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작은 수첩에 자신의 사명, 가치, 역할, 그것에 맞는 목표를 작성하여 가지고 다닐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긴급하고 중요한 일'과 '긴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자신의 시간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게 되어 일상생활이나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비슷하게 대종사님은 우리에게 일기법을 정해주셨다. 일기는 두 가지가 있는데 상시일기와 정기일기이다. 상시일기는 '당일의 유·무념 처리와 학습 상황과 계문에 범과 유무를 반성하기 위하여 제정하였으며', 정기일기는 '당일 내 작업한 시간 수와 당일의 수입·지출과 심신 작용의 처리건과 감각감상을 기재시키기 위하여' 제정하였다.

그러나 재가 대학생 교도들은 이러한 일기법을 낯설어하고 어려워 해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유무념을 체크할 수 있는 계수기가 있어 다행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이는 많지 않다. 휴대폰 고리 그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다이어리와 원불교 일기를 합쳐보는 것은 어떨까. 익숙한 다이어리와 낯선 원불교 일기법을 결합해 '원불교 다이어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재가 공부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식적인 일기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 다이어리를 펼치면 나의 사명, 가치, 역할을 알 수 있고, 하루, 일주일, 한 달, 일년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다. 거기다 당일의 유무념 처리, 계문 범과 유무, 수입, 지출, 혜수, 혜시 작성은 물론이거니와 심신작용처리건, 감각감상을 적을 수 있는 공간까지 있다. '재가·출가와 유·무식을 막론하고' 공부인이라면 효과적으로 인생을 계획하면서 훌륭한 공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기록하는 곳곳에 유명인들의 명언 대신 법문을 적어 놓는다면, 가까이 법문을 접함으로써 지도인에게 해오를 얻기 쉬울 것이며 지도인은 공부인의 법문 학습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원불교 다이어리는 원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어 간접교화의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원불교는 이미 대한민국의 4대 종교 중 하나이다. 더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뿌리가 깊어져야 더 많은 가지와 잎사귀, 그리고 보람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대중화된 원불교 다이어리를 개발해 시간에 쫓기는 대학생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의 마음을 잡아보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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