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수많은 걱정과 반대 속에도 한강 이포보와 금강 공주보 등 각 수계를 대표하는 4개 보가 '4대강 새물결 맞이' 행사를 통해 일제히 국민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보 개방행사와 함께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4대강을 이용한 관광개발상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4대강 본류 사업 완공률이 93%를 넘어서고, 다음달 26일 낙동강 달성보를 끝으로 보 개방행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4대강을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4대강 사업에는 정치인들을 비롯하여 학자들, 국민들 사이에도 바라보는 시각이나 입장에 따라 찬반 양론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앞으로 4대강 사업의 성과와 손실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는 주의깊게 지켜볼 일입니다. 이러한 4대강 사업을 비롯하여 자연을 개발하는 사업들과 그에 따라 겪게 되는 사회적 갈등을 볼 때마다 자연과 인류와 생명과의 관계성에 대해서 보다 근원적이고 진리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류가 발전하면서 자연은 지속적으로 개발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자본주의의 발전과 산업화에 따라 수많은 자원들이 소비되고 자연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과연 자연이 단순한 개발의 대상인지 보호의 대상인지 아니면 함께 공존해야 할 존재인지는 가치관이나 진리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앞으로 인류가 살아가는 동안 자연과 천지에 대한 이해와 가치관의 설정은 인류 생존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정전〉의 천지은에서 "대범, 천지에는 도와 덕이 있으니 우주의 대기가 자동적으로 운행하는 것은 천지의 도요, 그 도가 행함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는 천지의 덕이라…. 만물은 이 대도가 유행되어 대덕이 나타나는 가운데 그 생명을 지속하며 그 형각을 보존하나니라"고 밝혀 주셨습니다. 원불교는 자연을 천지라는 존재로 파악한다고 볼 수 있으며 천지는 인류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큰 은혜로서 사은이라는 신앙의 강령이기도 합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이러한 천지의 큰 은혜에 보은하는 길은 천지의 여덟가지 도로써 지극히 밝고, 지극히 정성하고, 지극히 공정하고, 순리 자연하고, 광대 무량하고, 영원 불멸하고, 길흉이 없고, 응용에 무념한 도를 체받아서 실행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천지보은의 결과에서 "우리가 천지 보은의 조목을 일일이 실행한다면 천지와 내가 둘이 아니요 내가 곧 천지일 것이며 천지가 곧 나 일지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연은 단순한 개발이나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존재하게 하는 큰 은혜의 근원으로서 생명과 둘이 아닌 것입니다.


<원남교당>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