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부모은의 무자력자 보호의 도는?

저는 요즘 11개월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아내가 양육의 책임을 다하느라 고생을 하지만 시대적 분위기에 따라 저도 기저귀도 갈고 밥도 먹이고 같이 놀아주기도 하면서 공동양육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보편적인 생각 중의 하나는 부모님의 은혜를 크게 생각하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불교에서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면서 신앙의 강령으로 사은을 정하고 그 중 부모은을 정하신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면 원불교에서 밝혀놓은 사은 중 부모은은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부모은과 어떻게 비교가 될까요?

대종사께서는 〈정전〉 부모은에서 "대범, 생사라 하는 것은 자연의 공도요 천지의 조화라 할 것이지마는 무자력할 때에 생육하여 주신 대은과 인도의 대의를 가르쳐 주심은 곧 부모 피은이니라"고 밝혀 주셨습니다. 대종사께서는 사람의 생사라 하는 것은 자연의 공도요 천지의 조화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대종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원불교의 생사관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고 죽는 것은 자연의 공도요 천지의 조화인 것이며 부모를 통해서 그것을 나투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부모가 되고 자식이 되는 것으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큰 은혜의 관계에 있습니다.

대종사께서는 이러한 부모 큰 은혜에 보은하는 길의 첫 번째로 "공부의 요도 삼할 팔조와 인생의 요도 사은 사요를 빠짐없이 밟을 것이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부모가 무자력할 경우 심지의 안락과 봉양을 드리고 무자력한 타인의 부모라도 내 부모와 같이 보호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학생 시절에 〈정전〉을 공부하면서 부모 보은의 조목 1조가 '공부의 요도 삼학 팔조와 인생의 요도 사은 사요를 빠짐 없이 밟는 것이 부모 보은이 될 것인가?'하고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대종사님을 믿고 말씀대로 실천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길이 원불교를 열심히 다니면서 마음공부를 잘하는 것이라고 믿고 그대로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였으며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연 대종사님께서 정전에 밝혀 주신대로 공부의 요도 삼학 팔조와 인생의 요도 사은 사요를 빠짐없이 밟기 위해 노력한 결과, 제가 하는 일에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모님께 심지의 안락과 육체의 봉양도 드릴 수 있고 또한 부모님께서 원불교를 잘 다니시게 되어 너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생사의 원리를 알게 되고 우주만물이 나와 둘이 아닌 나의 존재의 근원임을 알게 되어 무자력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실천하는 공부인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원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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