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오면 공부할 기회, 저절로 마음공부"

▲ 공부심으로 충만한 17단 단원들.
▲ 여자 17단 단회를 진행하는 김혜명 단장.
일요법회를 마친 수원교당 사무실. 결석한 교도들에게 주보를 보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2층 대법당에서는 11월 단장·중앙 훈련이 진행 중이다. 식당에서는 3단과 17단이 점심공양 당번이라 150인 분의 국수를 삶아 내느라 여념이 없다. 이렇듯 수원교당은 일요법회 시작 전과 후의 모습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교도들마다 각자 업무에 최선을 다해 임한다. 마치 '이 일에 있어서는 내가 최고'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들이다.

6일 수원교당 일요법회에 이어 단장·중앙훈련과 여자 17단 교화단회를 함께했다.

11월 단장·중앙 훈련

수원교당은 분기별 단장·중앙 훈련을 통해 교당 교화상황 전반을 공유한다. 이번 훈련에서도 9·10월 법회 출석과 입교 현황 및 교화단회, 의식상황을 보고했다. 좀 더 분발하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훈련의 주요 안건은 '단원들 가정에 법신불 봉안을 했는가', '각 단에서 내년도에 교화단 한 단씩을 분가할 수 있는가', '12월 평가 및 1년의 교화 활동을 볼 때 우리단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등이다. 한 해를 마감할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교화단 활동을 스스로 점검하고 미진한 점을 남은 기간에 보충해 가자는 안건들이다.
이 중 가장 많은 토의가 된 안건은 '내년도 교화단 분가 및 편성'에 대한 것이다.

안건을 진행한 김덕수 교무는 "올해 교도 전체 의견을 반영해 새롭게 편성한 교화단으로 운영을 해 온 만큼 내년에는 원기100년 까지 함께 할 교화단회가 편성되어야 한다"며 "2만 교화단의 교단적 목표에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부부단, 정토단, 교사단, 거주지별 지역단 등 특성있는 교화단을 편성하자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또 5명을 한 단으로 해서 원기100년까지 10명 단원을 채워가자는 다소 파격적인 안도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김 교무는 "입교운동이 안되고 있다. 자녀교화와 일원가족 만들기 운동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수원교당 교화단은 1~8단은 남자단, 9~22단은 여자단이다. 이중 7단은 청년회에서 진급한 사람으로 편성했고 8단은 신입 단원들이다. 과거 27단에서 실속형 교화단을 꾸려가기 위해 22단으로 줄인 것이다. 대부분 단은 10명이다. 단회에 100% 출석하는 단도 다수이다. 교화단 분가에 대한 의견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만큼 교화 활동에 가장 적합한 교화단 편성이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여자 17단 교화단회

법회 출석율이 100%에 이른 여자 17단 단회가 시작됐다. 김혜명 단장은 단원들의 상황을 사은전에 고하며 축원을 했다. 그리고 교리공부와 신앙·수행, 상시와 정기일기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최중인 중앙은 "딸에게 의지하는 속마음을 보게 됐다. 손자녀는 교당에 오고 싶어 하는데 딸은 아직 불공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고 가족교화의 염원을 말했다.

이진공 단원은 "아들이 주는 경계에 대해 원망심 보다는 '아들 끌어안고 사랑하기'로 유무념 조항을 정하고 아들을 대하니 한결 편안해 졌다"는 공부담을 발표했다.

강해숙 단원은 "며느리를 보며 공부하는 생활이 저절로 되고 있다. 어머니의 은혜도 새삼 되새기게 됐다"며 "부처님이나 며느리나 친어머니가 모두 하나이더라"는 체험 사례를 공개했다. 경계마다 편안해 진 것이다.

이제선 단원은 "친정어머니에게 기도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며 불공을 하게 되니 고맙고 감사하다. '내가 어찌 저 어머니 속에서 나오게 됐을까'를 연마하게 됐다"고 공부 사례를 말했다.

전덕전 단원은 "좋은 인연이 멀어졌을 때 심고와 기도를 한 후 먼저 손을 내밀며 화해를 할 때 상대도 감응을 하게 된다"는 체험담을 말했다.

노대선 단원은 "원불교를 만나 팔자를 고쳤고, 이웃종교에 다니는 며느리와 대화를 통해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있다"는 역경 난경의 인생담을 털어놓았다. 단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공감했다. 이야기를 하며 치료가 된 셈이다.

김혜명 단장은 "새롭게 시작된 직장에서 직원들이 함부로 물건을 소비하는 모습이 경계로 다가왔다"며 "직장 내 점점 늘어나는 CCTV가 훤히 알고 있어 더 이상 경계 삼지 않기로 하고 본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됐다"는 심신작용을 말했다.

단원들은 일상생활에서 있어진 경계에 대해 신앙 수행을 통해 공부하는 실질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 교당 단장·중앙 훈련을 통해 교화 활성화를 논의 중이다.

공부로 하나되는 단원

김 단장의 일주일은 바쁘다. 직장에서 주방 전체 업무를 총괄해야하니 그 책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교당에서도 맡아진 단장 업무에 최선을 다한다.

화요일에는 법회에 빠진 단원에게 전화순교를 한다. 금요일에는 법회 안내 및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낸다. 가끔 직접 전화로 단원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단회를 앞두고는 꼭 〈마음공부〉 교화단 책을 챙겨오라고 당부한다.

단원들은 "우리 단장은 한마디로 '미리 준비하는 형'으로 책임감이 철저하고 성실함 그 자체이다"며 "바쁜 일상에서도 빼 놓지 않고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단원들을 챙겨 줘 오히려 미안할 정도다"고 칭찬했다.

김 단장 역시 "우리 단은 연령대가 비슷해서 단회 시 더 재미가 난다. 공부담을 말할 때도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하니 해결점도 바로 찾을 수 있다. 또 극복하는 방법도 서로 알려주는 등 지혜를 나누고 있다"고 자랑했다. 전반기에는 '평떼기 공부'를 응용해 30계문 중 가장 잘 범하는 계문 한가지씩을 정해 한 달간 집중적으로 상시일기를 기재했다. 또 '인터넷 법문 사경'과 '기도생활의 즐거움'은 단회 때마다 들어도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김 교무는 "단원들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 말이 필요치 않는 단이다"고 칭찬했다.
귀로 듣던 법문을 마음에 새기며 실천으로 가족과 직장에서 감화를 이끌어 내는 17단 단원들. 좁쌀만한 영단이 쌓이며 뭉쳐지고 단단해 짐을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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