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수능이 끝나고 채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각종 진학설명회다, 논술 준비다 해서 바쁜 일정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에 비해서 요즘은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정보도 알아야 하고 원하는 전공 분야의 진로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야 하는 등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연구를 많이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국가적으로는 국회에서 한미 FTA에 비준이 첨예한 사안으로 이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다르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도 저마다의 입장이 다릅니다. 한미 FTA의 비준이 이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겠으나 비준절차에 있어서 정치계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지키는 것과 그 파급효과를 미리 예측해서 얼마나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라 하겠습니다.

그리스에서 벌어진 경제상황이 세계경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등 세상은 점점 예측하기 힘든 복잡한 관계성 속에 움직여 가고 있습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이든 이러한 변화되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고 그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일에 있어서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종사님께서 〈정전〉 사리연구에서 '사라 함은 인간의 시비이해를 이름이요, 이라 함은 곧 천조의 대소유무를 이름이니 이 세상은 대소유무의 이치로써 건설되고 시비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가나니… 우리는 천조의 난측한 이치와 인간의 다단한 일을 미리 연구하였다가 실생활에 다달아 밝게 분석하고 빠르게 판단하여 알자는 것이니라'고 하셨습니다.

실생활에서 내일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온 뒤에 추워지겠다는 예보를 듣고는 미리 우산을 준비하고 두꺼운 옷을 입고 나서는 것도 사리연구 공부의 결과라 할 것입니다.

현대에 있어서는 기상상태의 정보 한 가지도 개인의 일상 뿐만 아니라 농업이나 기업의 운영과도 큰 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일과 이치속에서 살아가며 일의 시비이해와 이치의 대소유무를 끊임없이 연구해야 합니다. 이는 개인이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문제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경제 협력을 위한 협약의 체결 및 나아가 전세계의 인류 공통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무엇이 옳고 그르고 이롭고 해로운 것인지, 무엇이 본체이고 지엽인지와 그 변화하는 원리를 연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천만사리를 분석하고 판단하는데 걸림 없이 아는 지혜의 힘을 키우는 것이 사리연구 공부이며 개인과 인류가 살아감에 있어서 반드시 해야 할 공부라 할 것입니다.

<원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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