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國秋光暮 물나라에 가을빛 저물어 가니
驚寒雁陣高 추위에 놀란 기러기 진영 높이 나는데
憂心轉輾夜 근심 가득하여 잠 못 들어 하는 밤
殘月照弓刀 기우는 달빛이 활과 칼 위로 내리누나.

'밤 한산도를 읊음(閑山島 夜吟)'-이순신(李舜臣 1554-1611 선조 때 명장)


이순신은 덕수 이씨로 서울 출생, 시호는 충무(忠武)이다. 문무를 겸비하여 〈난중일기〉와 20여 편의 시를 남겼다.

이순신은 32살에 무과에 급제, 유성룡의 추천으로 전라 좌도 수군통제사가 되어 거북선을 제작, 임진왜란 때 옥포, 노량, 고성, 한산도 등에서 170여척의 적선을 무찔렀다. 그 후 안골포, 부산진에서 140 여척을 격파하여 삼도 수군통제사가 되었으나 원균의 무고로 투옥과 백의종군, 정유재란 때 다시 통제사가 되어 10여척의 범선으로 명량해전에서 대승, 이듬 해 도망치는 왜군을 노량에서 대파하면서 유탄에 맞아 전사했다.

이 가을시는 이순신 장군의 고독과 근심, 그리고 무인의 기개가 잘 표현되어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다음 시조에서도 비슷한 감동력이 짠하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一聲) 호가(胡笳)날라리)는 남의 애를 끊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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