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성 교무의 '소태산대종사 생애 60가지 이야기'

▲ 정산 송규 종사.
▲ 제1회 정기훈련 장소였던 전음광의 집터에 새로 지어진 건물.
원기10년 3월(음력), 소태산대종사는 혁신교리와 제도를 시행하기 위하여 정기(定期)와 상시(常時)로 하는 2개의 훈련법과 그 과정표를 제정했다.

정기훈련은 매년 여름과 겨울 농한기를 이용하여 두 차례씩 정기로 공부하는 방법으로서 하선(夏禪)은 모내기가 다 끝난 음력 오월 초엿새에 결제하여 팔월 초엿새에 해제하고, 동선(冬禪)은 추수가 끝난 음력 동지 초엿새부터 이듬해 이월 초엿새까지 석 달간으로 정했다.

훈련과정은 11과목을 정하여 수양을 단련키 위한 2과목으로 염불 · 좌선, 연구를 단련키 위하여 5과목으로 경전·강연·회화·문목·성리, 취사를 단련키 위하여 3과목으로 정기일기·주의·조행을 정했다.

나머지 한 과목인 수시설교는 법사가 때를 따라 학인들에게 공부 방법을 고루 단련시키기 위한 과목이다. 이상 11과목으로 어느 한 쪽에 편중된 공부만 하지 않고 수양·연구·취사의 원만한 삼대력을 얻도록 정기훈련 기간에 전문적으로 단련시키는 것이다.

정기훈련은 매년 농번기를 피하여 전문공부를 하는 것으로써 재가 공부인은 2~3개월, 출가 공부인은 동하(冬夏) 6개월 훈련을 나도록 했다. 전무출신을 하려면 4안거(四安居)훈련(12개월)을 이수해야 재가회원을 지도할 수 있는 교역자 자격을 취득하도록 〈출가규약〉에 명시했다.

동하 6개월간 매일 공부하는 순서는 하루 24시간 중에 수면 8시간, 공부 8시간, 나머지 8시간은 육신운동, 정신소창, 의견교환을 하도록 했다.
11과목 훈련을 오전에 좌선 2시간, 취지 경전연습 2시간, 오후에는 상시일기(당일의 유무념 처리건, 학습상황, 계문 범과 유무)와 정기일기 2시간, 의두연마, 강연, 회화 2시간으로 짜여졌다.

상시훈련은 상시로 공부하는 방법으로서 어느 때를 물론하고 모든 행동에 3강령 공부를 응용하는 공부법이다. 이에 상시응용주의사항 6조를 두었고, 공부인으로 하여금 상시응용주의사항을 잘 실행하도록 공부인이 교무부에 와서 하는 책임 6조항을 정했다.

소태산대종사는 훈련법을 제정발표하고 훈련법에 의한 첫 정기훈련인 을축하선(乙丑夏禪)을 총부에서는 훈련할 장소가 없어 도치원 아래 전음광의 집 한쪽을 선방으로 활용하여 원기10년 6월15일(음력 5.6)에서 9월15일(음력 8.6)까지 첫 하선을 났다.

전음광은 불법연구회 처음으로 사가를 총부에 짓고 원기10년 4월에 전주에서 이사를 했었다.
제1회 정기훈련에 정식선객은 박사시화, 이동진화, 김삼매화, 이청풍, 이원화, 권동화, 정세월 등 여자 선객 10여 명이었다. 총부남자임원들은 낮에는 농사짓고 일을 해야 하므로 밤에만 선방에 참석했다.

이때 계문과 솔성요론, 반야심경 등을 공부하였고, 정산종사가 담임교무였다. 새벽에는 좌선을 두 시간 하고, 오전에는 경전 두 시간, 오후에는 실습 두 시간, 저녁에는 회화나 강연 또는 염불을 두 시간씩 하였다.

좌선은 한 시간 하고 10분간 경행(經行)을 하였으며, 경전은 아주 기초적인 단계부터 가르쳤다. 저녁에는 한 달 중 초순에는 강연, 중순에는 회화, 하순에는 염불을 실시했다.

저녁시간에 강의도 듣고 회화도 하고 선객들이 강연도 했다. 그런데 당시는 총부생활이 워낙 어려워 강연을 하는 것도 무엇 하나 갖춰 놓은 것 없이 사람만 모아놓고 연단도 없이 갈자리(삿자리)에 둘러 앉아 발표하기도 하고 사과 궤짝을 탁자로 놓고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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