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입교하여 교도가 되는 계기를 장의(葬儀) 절차에서 찾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가까운 가족의 열반으로 인하여 마음이 약하고 감성적일 때에 위안을 주고 열반인의 천도를 축원함으로써 좋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 이어진 국장과 국민장에서 원불교 장례의식이 진행됨으로써 사회에 원불교를 많이 알릴 수 있었던 사건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와 같이 본교의 4축(신정절, 대각개교절, 석존성탄절, 법인절) 2재(육일대재, 명절대재)를 거행할 때 사회와 접점을 가짐으로써 교법의 사회화를 실현하고 교화의 외연을 넓혀 가는 것도 교단 발전에 중요한 일이다.

지난 11월27일 군산지구 합동 명절대재가 좋은 예가 된다. 추수감사의 축제와 비슷한 성격의 명절대재를 교당이 아닌 시민문화회관에 일원상을 모시고 묘위를 설위하여 식장을 꾸몄다. 지구 내 10개 교당의 교도와 시민이 함께 하는 것이다. 또한 지구 교무단을 비롯 교도회장·봉공회·청운회·여성회·청년회·학생회·어린이회원들이 함께 등단하여 고축문을 낭독함으로써 지구 내 재가출가 교도들의 합력을 이끌어 내는 모습도 좋았다.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고, 이어진 한울안 예술제를 원음방송과 연계하여 공연함으로써 지역사회에 한 발 다가서는 것이다.
행사 안내 팜플렛에는 명절대재와 봉청, 고축, 찬송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실어 시민의 이해를 도왔다.

최세종 군산지구장은 "종교를 초월한 우리 모두의 향례"임을 강조했다. 조상의 업적과 공덕을 추모하고, 근본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보은하자는 추원보본(追遠報本)의 정신에는 교도 비교도의 울을 벗어나 시민과 함께 할 수 있으며, 먼저 깨달으신 성현과 일반 부모 선조와 일체 생령을 위한 축원을 올림으로써 대재의 성격을 사회로 확장한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축문의 현실화이다. 희사위전 고축문을 낭독한 학생회원과 일반부모 선조위전 고축문을 낭독하는 어린이회원의 앳된 목소리에 고어 투의 한자성어들은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다.

현재의 고축문은 일반 시민 50∼60대의 노인 세대가 들어도 어색한 한문 단어들이 너무 많다. 뜻을 상하지 않으면서 시민과 청소년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문장으로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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