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생활은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어려운 문제, 기도로 해결
교도들에게 늘 신망받아

그의 얼굴 표정은 편안했다. 어떻게 저렇게 편안한 얼굴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 의문은 이내 풀어졌다. 대화를 하면서 그 원인을 찾았다. 14년 동안 기도생활을 계속 이어왔던 것이다.

교당 아침 기도는 빠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상동교당 이원정(58)교도는 기도 생활에서 기쁨과 보람을 얻고 있다. 어떤 날은 하루 두 번씩 교당을 찾기도 한다. 교당은 그의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쉼터와도 같다.

"박성연 교무님이 계실 때 기도를 시작했어요. 몇 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으니까요. 기도 끝나면 교무님과 상담했죠.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교무님에게 식당일, 가족 간의 힘든 일에 대해 대화하면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새 힘을 얻기도 하죠. 기도를 많이 하다 보니 습관도 바뀌었습니다."

이런 그의 기도 생활은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남편이 새벽잠을 깨운다고 짜증을 부린 날도 있었다. '교당 꼭 가야 하냐'고 되묻기도 했다. 심지어 교전을 숨겨 놓아야만 할 정도였다. 핸드폰은 진동으로 해 놓았다.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던 아들로 인해 마음을 졸인 날도 많았다. 기도를 하면서 울기도 했다.

"남편은 이제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일찍 일어나도 피곤하여 잠시 쉬고 있으면 '교당 가야지' 하며 깨우기도 합니다. 사춘기 시절, 방황했던 아들은 직장생활의 바쁜 중에도 저의 마음을 헤아려 줍니다. 가족들이 다 고맙죠."

그는 아침 기도로 인해 생활 패턴도 변화됐다. 식당 운영으로 인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바꿨다. 기도를 가야 된다는 일념으로 마음을 챙겼다.

"아무래도 식당일을 늦게 하다보면 졸릴 때가 많습니다. 뒷정리 하다보면 늦어집니다. 그래도 가능한 일찍 자려고 노력합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에 갈등하기도 합니다. 갈까 말까 하다가도 마음을 한번 챙겨 교당을 다녀오면 하루가 개운합니다. 마음에 힘이 쌓인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는 눈이 많이 오는 날과 집안에 급한 일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도와 좌선에 꼭 참석한다. 재미가 진진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참석하지 못하는 날은 오히려 마음이 무겁다고 말할 정도다.

"기도를 꾸준히 하다보니 마음이 항상 훈훈해집니다. 식당일로 인해 며칠에 한 번씩 몸살이 올 정도였으나 기도에 참석하고 나면 그렇게 편안해져요. 물론 일이 힘든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기도 후에 시작한 108배는 저를 오랫동안 괴롭히던 어깨 결림도 없어지게 했어요."

자리에 함께했던 김관진 교무 역시 그의 기도생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이 크고 심법이 뛰어난 어른이라는 자랑을 했다. 교도들에게 신망을 받고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침에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기도생활을 해 왔던 것은 놀랍습니다. 기도에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이죠. 기도하는 모습에 감동이 된 교도님들이 그 뒤를 이어 계속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가 기도를 통해 얻은 성숙된 신앙심은 식당 직원들이나 손님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어느 누구와 척을 짓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공부심이 생활 속에 녹아난다는 증거다.

"식당 직원들은 교당을 다니지 않아도 교무님과 교도님들이 오는 것을 반깁니다. 3명 모두 저와 20년 동안 동고동락했으니 서로의 눈빛만 봐도 압니다. 직원이 일이 있어 갑자기 오지 않을 때는 서로가 빠진 부분을 메꾸어 줍니다. 늘 화기롭습니다."

그의 바람으로 식당은 기도 장소가 됐다. 손님이 있어도 목탁소리를 낸다. 아랑곳 하지 않는다. 바쁜 그를 위해 단원들이 단회장소로 삼았다.

"단원들이 손님들에게 방해가 된다고 목탁을 작게 치려고 하면 크게 치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야 제도를 받지요. 아무리 식당이라고 해도 자신의 신앙을 감출 필요가 없습니다. 직원들이 원불교에서 독경을 많이 해서 장사가 잘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요."

기도를 통해 가족의 화목과 심신의 안정을 얻은 그는 교당 교도들이 기도생활을 계속해 나갈 것을 염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신앙심을 이어받은 막내딸 도선이는 서울교당에서 피아노 반주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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