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교도 닫힌 마음 어떻게 열 것인가?

본사는 새해를 맞아 교화현장에서 잠자는 교도를 깨우는 해법을 모색했다. 1주 잠자는 교도 깨우기, 2주 잠자는 교도의 닫힌 마음 열기, 3주 잠자는 교도와 교역자의 상관 관계, 4주 잠자는 교도 오게 하는 모범사례를 살펴보기로 했다.
▲ 교화가 살아나려면 단위교당의 경쟁력이 살아나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고 교당생활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현장에서 강구되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잠자는 교도의 닫힌 마음을 '어떻게 (How to)' 열 것인가? 교화활성화는 교단의 화두이자 재가 출가교도의 최대 관심사다. 교단에서는 교화현장의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어떻게 (How to)'에 깊은 고민을 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잠자는 청년층, 사회적응 변수

20∼30대의 경우 취업과 직장생활 등이 잠자는 교도를 만들어 내는 원인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때 입교한 이 모 교도는 "대학교 때까지 활동하며 교당에 대한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교도의 추억은 사회생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교도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면서 교당과 멀어졌다. 그는 "일주일 내내 직장에서 시달리다 보면 교당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교당이 가깝지 않으니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원강사를 하고 있는 박 모 교도 역시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과 교당 청년회 활동을 같이 할 정도로 교당을 열심히 다녔다. 그런데 학교 근처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교당에 나갈 수 있었지만 교당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교당에 못 나가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서울에 올라와 노량진에서 수험생활 중인 김 모 교도는 "주변에 교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는 사람이 없는 교당에 나간다는 것도 어색할 뿐 아니라 수험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교당에 나가기가 꺼려진다"면서 "주변에서 눈치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위축되는 느낌을 받는다. 시험에 합격하고 교당에 나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결혼과 연애 역시 어떤 이들에게는 원불교 교도로 살아남기 위해 넘어야할 산 중 하나다.

결혼 3년차인 심 모 교도는 "천주교도인 아내가 결혼 전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는데 결혼 후 내가 원불교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함께 성당에 다니길 원한다"고 하소연 했다. 심 교도가 지금 성당에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교당에도 나가지 않고 있다. 교당에 나가 가정의 분란을 일으킬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심 교도는 "처음에는 교당에 나가는 대신 인터넷 등을 통해 설교 자료나 공부 자료 등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뜸해졌다"고 말한다.

여자친구와 2년째 열애 중인 김 모 교도도 이 같은 문제로 고민이다. 여자 친구가 무종교이고 특별히 원불교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친구인 김 교도가 교당에 시간을 뺏기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김 교도는 "둘 다 평일에는 회사에 나가 주말 밖에 만날 시간이 없는데 법회 때문에 못 만난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며 "때문에 법회에 나가는 횟수가 줄기 시작했고, 지금은 법회에 못 나간지 꽤 됐다"고 밝혔다.

원불교가 모태신앙인 황 모 교도 또한 마찬가지다. 황 교도는 원불교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와 선후배들과는 연락을 하고 지내지만 교당에 나가지는 않는다. 그는 "결혼 전까지는 그래도 주말에 개인적인 시간이 있었지만 결혼을 한 후 아이까지 태어나자 정말 눈코 뜰 새 없다"면서 "또 집안의 경조사까지 챙기려면 주말을 온전히 집에서 보낼 수 있는 날도 얼마 되지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이 밖에도 안 모 교도는 교당에 청년회가 없어 법회에 나가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례다. 안 교도는 "다니던 교당에 청년회가 없어 일반법회에 몇 번 나갔는데 연령차가 많이 나니 적응하기 힘들다. 교당을 쉬다 친구를 따라 비교적 청년회가 활성화 되어 있는 교당에 나갔는데 그곳에서도 적응하기 힘들었다. 새로 온 사람을 챙겨주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 밖에도 일부의 경우 법회에 대한 부적응과 교무와의 갈등 때문에 교당으로부터 발걸음을 돌렸다고 답하기도 했다.

장년층, 교무와의 마찰

신앙관 불안 속

외로운 '홀로서기'


복잡한 현실과 교당사이에서

동기 부여 부족도 한 몫



장년층의 외로운 '홀로서기'

장년층 역시 젊은 세대와 비슷한 고민으로 교당에 가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40대 초반의 E 교도는 "집에서도 바쁘고 직장에서도 일이 많아 바쁜 데 교당에 와서도 설거지, 청소, 등 일이 많아 부담스럽다. 때로 교당에 와서 좋은 법문 듣고 편히 있다가 가고 싶은데 교당에 오면 일하러 오는 것 같고 집에 일찍 가는 것도 때로는 불편함을 준다. 우리도 가정을 챙기고 일요일에는 다른 볼일도 많다는 것을 교무님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40대 초반의 A교도는 "직장을 옮기고 집을 이사하고 난 뒤부터 그동안 교당 오라고 연락이 한 번도 없었다"며 "지금은 직장생활의 남는 시간을 운동으로 보내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교당에 오라고 챙겨주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교무와의 마찰과 신앙관 확립이 세워지지 않아서 잠자는 교도로 남아있는 이들도 제법 눈에 띈다.

학생회 출신으로 교당생활에 충실했던 B교도는 "공부의 힘이 부족해서 교당을 쉬고 있다"며 "교도 간에 서로 관심이 적고 같은 말이라도 긍정적인 말을 해줘야 하는데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원불교 교리는 제일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마음이 나지 않고 언젠가는 교당에 갈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F 교도는 "교당 교무님의 일방적인 지도방식이 안타깝다"며 "일반인에게 못 미치는 교무로 인해 원불교 신앙, 전체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도 교당 어른들과 다른 교무님들도 교무이니 성직자로 대접해줘야 한다고 했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이 교당을 쉬고 있다"고 전했다.

50대의 또 다른 D교도는 "교화단원의 경우에는 반드시 단모임에는 친목을 위한 자리가 있어야 하고 인연이 모여들수록 그들이 참가했던 단의 활동내역, 장소, 연간계획, 단비 보고 등의 자료를 작성해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잠자는 교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도들 간의 화합 및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고 투명하게 운영해 교도들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잠자는 교도 원불교에는 호감

오늘도 많은 잠자는 교도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교당을 등지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한 가닥 희망이라면 이렇게 잠자고 있는 교도들의 상당수는 여건이 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교당을 찾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안 교도는 "전에는 주말에 법회를 안가면 왠지 마음이 불편하고 그랬는데 계속 교당을 안 나가다보니 이제는 이 생활에 적응을 한 것 같다"면서도 "원불교 교리가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만약 청년회가 있는 교당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준다면 교당에 다시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회사생활과 결혼생활의 중첩으로 교당에 나가지 못한다던 황 교도 역시 "지금은 여건이 되지 않아 못 나가지만 어머니도 계속 교당에 나가시는 만큼 상황이 나아지면 교당에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남편의 소개로 교당에 온 50대 중반의 L교도는 "원불교 교리는 다른 어떤 교리보다 제일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자녀교육 등 뒷바라지가 바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교당에 갈 것이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들은 원불교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 목소리로 작은 관심의 부족을 아쉬워했다.

1차적인 원인은 스스로를 향해 돌리면서도 복잡한 현실과 교당과 배려사이에서 방황할 때 동기 부여가 부족했고, 이 또한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지적은 오래전 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왔음에도 현장에서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교화가 살아나려면 단위교당의 경쟁력이 살아나야 함은 필수이다. 다양한 법회 운영, 교무와 교도간 소통, 머물고 싶은 교당 만들기 방안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뜻이 있는 교무들은 교화의 꽃을 피웠다. 교도의 수준에 맞는 교화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처방이 될 수 있다.

또 교단적으로는 잠자는 교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교도들의 교당생활 만족도 향상을 위해서는 교당 및 교단 운영, 정책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일반 교도들의 경우 교당 내에서 조차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로 돼있다는 점도 다시 한 번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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