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란 마음으로 손님들을 대합니다"

▲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성동 북문로에 위치한 무심정.
▲ 이영자 대표.
머무는 동안 마음이 비워지는 안식처가 있다. 금정산성이 품어 안은 무심정(無心亭). 심신의 안정을 줄 수 있는 황토와 목재로 실내로 꾸민 만큼 풍미가 있다. 여기에 더하여 금정산 자락에서 재배한 유기농 식재료들을 사용한 음식들이 맛깔스럽다. 밑반찬들도 직접 담근 된장, 고추장 등 발효 음식으로 조리하고 있어 풍미를 더한다.

이처럼 고향의 정감이 어린 음식으로 정착하기 까지 이영자(60) 대표의 자연 사랑이 한 몫했다. 식재료들의 대부분은 유기농 계약 재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03년 개업할 당시에는 손님들에게 좋은 음식을 들게 하고 우리 식구들도 함께 먹는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음식점을 하면서도 약선요리와 사찰요리를 배우는 한편 여러 음식점들을 탐방하는 과정을 거쳤죠. 그러다 점차 사찰요리와 토속음식을 비롯 고기류를 접목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이 모든 것에는 오로지 손님들에게 정성이 담긴 음식을 대접하려는 그의 마음이 들어있다.

"음식은 절대적으로 정직해야 됩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음식을 내다 보면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시작 할 때 보다 지금이 더 좋아졌더라는 입소문이 톡톡한 홍보 역할을 하기도 하죠."

개업한 이래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변함없는 그 마음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항상 손님들의 건강을 염원하는 그의 뜻이 은연 중 전달되고 있는 듯 했다. 대하 칠리, 생 표고버섯 탕수, 두부 버섯전골, 두부 보쌈, 유황 오리백숙, 옻 오리백숙, 한방 닭백숙, 옻 닭백숙, 산채 비빔밥 등도 건강과 연관되어 있다.


"유기농 식재료와 직접 담근 발효음식 사용,

자연 식감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정성 쏟아 "


▲ 팔보 연밥 상차림.
이야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을 무렵 점심특선으로 인기가 높은 팔보 연밥이 차려졌다. 연잎을 열자 진한 향이 배어났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그는 연잎채취에서 부터 숙성 과정에 이르기까지 자상한 설명을 곁들였다.

"연잎이 8월 이후부터 9월20일 전에 채취해야 푸른 기를 머금고 있으면서 억셉니다. 밥을 쪄 놓으면 향이 납니다. 연잎 속에 들어가는 여덟 가지 보배로운 곡식은 찹쌀, 연자육, 양대, 밤, 은행, 흑미, 밤콩 등입니다."

놋그릇에 담긴 밑반찬 역시 자연스러움이 가득했다. 삼색나물(고사리, 콩나물, 시금치), 김치, 전, 장아찌, 꼬지, 해초, 부각, 생선, 잡채, 소라, 고동 무침 등에서 풍겨나는 은은한 향취는 입맛을 사로잡았다. 신선초 당귀 쌈 드레싱과 청경채 버섯 드레싱은 음식의 향취를 더해 주었다.

"매일 밑반찬들이 돌아가면서 나옵니다. 김치류만 해도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총각김치, 깎두기, 배추김치, 백김치 등이 있어요. 장아찌만 해도 곤달비 등 32종류가 됩니다. 반찬이 바뀌는 것은 신선함을 주는 요인이 됩니다. 반찬은 항상 무료로 리필 해 드립니다. 신선초 당귀 쌈 드레싱의 경우 참깨, 사과, 식초, 설탕, 매실 엑기스를 믹서로 갈아 소스로 만들어 냅니다. 그 위에 씨겨자 소스를 얹어주죠."

식사를 마친 후 차림표 앞 장에 인쇄된 김문식 씨의 글을 읽다보니 그의 말이 수긍이 됐다.

'…큼지막하고 듬직한 나무등걸 밥상 위에/ 오밀조밀 옹기종기 모여 앉은 푸르족족하고/ 새침한 옛 장인이 만든 옹기그릇들 마다/ 무심히 발길에 채여도 몰라 볼 이름도 모르는/ 그런 푸성귀들이 된장, 고추장 속에서 참고 견디다/ 오물조물 상큼 상큼 갓 볶은 참기름 냄새를 풍기며/ 꾸밈도 없는 듯이 생각도 없는 듯이/ 산사의 스님들이나 잡수시는 연잎에 고이 접은 약밥을/ 이것도 맛보고 저것도 얌얌하다 /그릇그릇을 모두 싹싹 닦아 비우고 ….'

얼마나 맛있으면 싹싹 비운다는 표현을 했을까 싶다. 이것은 자연의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포만감이다. 무심정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주방장 김순남 씨는 여기에 덧붙여 손님들의 건강을 염원했다.

"음식들은 건강식으로 차립니다. 이 음식을 들고 나서 병든 분들은 병이 낫고 가정 우환이 있는 분들은 가정이 화목했으면 합니다."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김지숙 씨 역시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음식을 만들 때 마다 초심을 항상 챙긴다. 짧은 그들의 말속에서 맑은 기운이 느껴진다.

"음식을 먹는 모든 분들이 심중 소원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이 대표의 평소 행동에서 은연 중 드러난 것이다. 16세 때 불교계에 입문한 후 종교생활을 하다 1980년 산성에 들어와 30년간 포교원장을 했던 그의 종교적 심성은 음식에 까지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포교원 할 때가 어렵지 요리는 쉽고 재미가 있습니다. 음식점을 하게 된 것도 불법에 어긋나지 않고 포교를 하려는 마음에서 부터 출발했어요. 나는 새들과 죽어가는 모든 생명까지 건지고 싶었던 그 마음을 실현하기 위해서 입니다. 음식에 주력하다 보니 불법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각계각층의 손님들을 대하니 음식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지고 마음이 더 넓어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재단법인 대일체불교 이사를 맡고 있는 그는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손님들을 대한다"고 강조했다. 손님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현관문을 열고 나서자 입구 오른쪽에 걸린 무심정 입간판 글귀가 눈에 띄었다. '자연의 향기가 넘치는 우리 음식, 그리고 아름다운 건축과 함께하여 잠시라도 쉬어가면 마음이 비워지고 편안합니다.' 그의 법호가 자공(慈空)인 뜻을 알 것 같다. 일심(一心)이 무심인 까닭이다.
▲ 생 표고버섯 탕수.
생 표고버섯 탕수 레시피

표고버섯은 장수 식품이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방지는 물론 항암 작용을 하며 당뇨병과 비만을 억제한다.

이외에도 면역기능을 강화시킨다. 특히 인터페론 유도 물질이 있어 간염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1. 표고를 튀기기 위한 준비물

①우선 국내산 큰 표고 꽁지를 자르고 깨끗이 씻는다. 그런 후 4∼6등분 한다.

②표고에 후추, 소금을 약간 뿌린 후 밑간을 한다.

③전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란 흰자(1), 전분(1컵), 물(1/2컵)을 저으면 된다. 전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④잘라진 표고를 전분에 묻혀 바삭 바삭 튀겨낸다.

2. 소스를 만들기 위한 준비물

① 정종 2티 스푼, 식용유 1테이블 스푼, 녹말1/2컵, 편마늘 5쪽, 설탕, 매실엑기스, 식초, 간장, 소금 약간 필요하다. 소스 만들 때 들어가서는 안 되는 것이 계란 흰자다.

② 후라이팬이 달궈진 상태에서 간장과 정종을 붓고 저은 후 손질해 둔 양파, 당근, 구기자, 당귀, 황귀, 목이버섯, 은행, 완두콩을 넣고 볶는다

③끓을 때 소금 1/4 티 스푼, 식초 3테이블 스푼, 매실엑기스 3테이블 스푼, 설탕 3테이블 스푼을 넣는다.

④마지막 끓일 때 달지 않으면 설탕을 첨가한다.

⑤미리 풀어 놓은 녹말을 부어서 저으면 투명한 갈색이 나온다.

⑥튀겨 놓은 버섯에 붓는다.

⑦색깔을 내기 위해 피망, 풋고추, 빨간고추 등을 섞어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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