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와 인연, 우리가 다시 이어준다
순교단, 3~5인 1조 6개단 활발한 활동

▲ 순교단원들이 상황설정을 한 후 역할극 시연을 선보였다.
본사는 새해를 맞아 교화현장에서 잠자는 교도를 깨우는 해법을 모색했다. 잠자는 교도 깨우기, 잠자는 교도의 닫힌 마음 열기, 잠자는 교도와 교역자의 상관관계에 이어 이번 주에는 잠자는 교도 오게 하는 사례를 살폈다.

"여러번 전화도 중요하지만 한 번 순교해서 얼굴 보여주고 이야기 들어주는 것이 신앙심 고취에 효과적이다." 이는 전주교당 순교단 단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전주교당 최진욱 순교단장은 "잠자는(장기결석) 교도의 원인파악을 해 보면 노환, 사업 저조, 인간관계의 어긋남 등 그 원인이 다양하다. 교도별 상황 파악을 한 후 꾸준한 직접 불공으로 접근하면 그 과정에서 가족과 연결되고 혹 쌓였던 오해도 풀리는 등 관계가 다시 원만해 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순교 사례를 소개했다.

전주교당에는 잠자는(장기결석) 교도를 깨우기 위해 교화단과 별도로 순교단을 운영 중이다. 순교단원은 주로 교화단의 단장 중앙이기도 하지만 자원한 교도도 있다. 3인 혹은 5인 1조 6개단의 순교단 활동의 생생한 체험을 취재했다.
▲ 최진욱 순교단장과 순교카드.


순교단 훈련으로 사명감 고취

1월29일 전주교당은 '순교단의 사명과 역할'이란 주제로 순교단 훈련을 실시했다. '순교, 왜 필요한가'라는 기초적인 내용에서부터 '누구를 어떻게 순교할 것인가', 순교가기 전 준비, 순교가서, 순교 다녀 온 후, 순교단 활성화를 위한 방안 모색, 성공적인 다음 순교를 위한 질문지 작성, 순교 역할극 시연, 순교실습을 실제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설명기도 작성과 적합한 법문 찾기, 이야기 경청 및 공감하기를 심도있게 학습했다.

강중수 교도는 "올해 처음으로 순교단을 손들어서 자청했다"며 "교화단 활성화를 위해 측면 지원하는 조직인 만큼 적극성을 발휘해 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적극적 순교 활동을 위해 강 교도는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을 인용하며 "월 2회 일요일 오후는 순교활동을 서원했고, 일요일에 만나기 어려운 교도는 평일을 이용해서라도 활동해 모범사례를 만들어 보겠다"는 다짐을 말했다. 교화단과 순교단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할 경우 교도들의 교당생활이 즐겁게 바뀌게 되고 교화에 측면 지원도 그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들이다.

윤은선 교도는 "순교단 훈련을 하고 난 후 5일에 순교를 다녀왔다"며 "제가 처음 입교했을 때 활동하던 교도님이 이제는 연로해서 요양원에 계셨다. 그런데 그 교도님이 저를 알아보고 친정식구 만난 듯 반가워 해 주셨다"고 보람을 말했다. 윤 교도는 "미래의 제 모습을 보는 듯했다. 다른 일 뒤로 하고서라도 순교를 우선 순위에 두겠다"며 꾸준하게 순교활동을 추진해 갈 것을 약속했다.

이성봉 교도는 "필리핀에서 온 결혼이주 여성을 순교했다"며 "남편을 통해 원불교와 인연은 닿았지만 교당에 실제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속내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대가 필요했던 차에 저와 인연이 된 것이다. 꾸준하게 챙기면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순교사례를 말했다.

이상선 주임교무는 "지난해 순교단 활동을 토대로 해서 올해는 더 확장했다. 교도들이 순교단 훈련을 한 후 의욕이 고취됐다"며 "단장과 중앙이 월1회 챙기고 월2회는 순교단에서 챙길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장기결석 현황 파악 우선, 집중 순교

전주교당 교무진은 '순교가 필요한 교도 현황'을 파악했다. 병원 혹은 요양병원에서 정양 중인 교도, 집에서 정양 중인 교도, 오랫동안 법회를 쉬고 있는 교도, 교화단에 편성되었으나 교당으로 인도할 교도, 천도재를 통해 인연된 교도, 교도 부모님으로 찾아 봐야할 어르신 교도이다. 순교단은 최진욱 항단장 외 20여 명이다.

순교단은 접근성이 용이하게 조직됐다. 몇 인실에 입원했나, 집 가까운 곳 위주로 편성하거나 운전 가능한 사람을 포함한다는 등. 2~5인으로 조직된 순교단은 활동계획을 수립한다. 방문 일자 합의와 간식 챙기기, 교무와의 정보 공유 등 순교카드를 반드시 작성한다. 또 순교 다녀온 후에는 타 지역에 있는 자녀에게 전화를 해서 부모님의 상황을 전달한다. 그렇게 될 때 자녀들은 감사함을 느끼게 되고 이후 가족교화로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실제로 요양원에 있는 교도에게 순교를 다녀온 후 서울에 있는 자녀에게 부모님의 상태를 전화로 알려주니 너무나 감사해 하고 전주에 오면 '꼭 교당을 방문하겠다'는 확답을 들었다"며 "고마움에 자연스럽게 자녀들이 교당과 인연을 닿을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 교무는 "교감님(고원선 전북교구장)이 법위 사정을 앞두고 법위별 교도를 분류한 다음 장기결석자를 파악해 순교를 먼저 시행했다"며 "직접 순교를 해보니 교도에게 전해 들었을 때의 교도상황과 또 챙기다 끊어진 교도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을 실감한 것이다. 이후 교당 교무진은 방문순교를 통해 교도들의 신앙생활 안내와 지도를 겸하며 적극성 활동을 교도들에게 선보였다.

이 때 순교에 함께한 교도들도 '교도생활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학습을 스스로 하게 된다. 또 연초에 회장단과 단체장 방문 순교를 통해 교도들이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신앙 수행을 직접 지도하며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도록 안내한다.

김경철 교도는 "교도가 많든 적든 순교활동은 꼭 필요하다"며 "잠자는 교도 잠 깨우는 최상의 방법이 순교이다. 순교단에서 교도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10년, 20년 교당에 안 나오는 사람은 끈기를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가족교화로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순교와 더불어 입교활동

순교단 활동을 하며 신입교도로 입교한 사례도 늘고 있다. 김호준 교도는 "전주한방병원 로비에 무료하게 앉아 있는 손님이나 환자 곁에 다가가 '마음공부' 책자와 원불교 안내를 하고 있다"며 "지금은 서신·진북교당 교도 5명과 함께 활동하며 매주 수요일 입교와 법회 안내를 해 3주 활동한 결과 20명 내외의 법회 숫자가 50여 명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김 교도는 "지금은 순교단 활동이지만 교화특공대 방향으로 서원을 세우려 한다"며 "시내 각 교당에서 참여를 원하면 월요일~금요일까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 교도는 "원불교 안내를 하다가 전주교당 떠난 지 10년 된 교도를 만나게 됐다"며 "지금은 연고지가 고창이라 지역 교당으로 안내했다. 이렇듯 한 명 한 명 숨어있는 교도를 찾으며 더불어 새교도 만들기에도 여념이 없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렇듯 교도들이 적극적으로 순교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교당 교무들의 동기 부여와 설득, 초기 순교단 조직구성의 기초를 잡아 준 것이 큰 역할을 했다. 교도들과 교당의 교화과제를 논의하고 활발하게 의견을 수렴할 때 교화대불공의 한 길이 나타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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