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인 교무·만덕교당(논설위원)
임진년 새해를 맞이할 때 경산 종법사님의 법문를 받들면서 참으로 여러 번 옷깃을 여미는 시간이었다. 이 생을 출가자로 선택한 이상 더욱 무게감 있는 반조와 실행과 준비로 임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셨다. 그런데 지도자의 길이 비단 어느 특정인에게만 국한되는 가르침이 아니란 사실과 직면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선거를 치르게 되는 임진년에 세계적인 지도자에게도 국가의 지도자에게도 교단의 지도자에게도 많은 담론속에 바람을 담기도 하고, 제안을 하기도 하고, 희망을 품으면서 그 기대치에 맞는 지도자를 선출하려고 국민들도 기다리고 교단에서도 기다릴 것이다.

지도자에 대한 희망을 밖에서 구하기 전에 우리 안에서 먼저 찾으면 대종사님의 가르침이 오히려 국가안에, 세계속에 전하여지는 것이 빠르겠다는 판단이다.

2월은 정기훈련의 달이다. 예비교역자로 첫 걸음을 시작하는 새도반훈련이 시작되었고, 각 교구나 지구에서는 재가교역자훈련이 계획되어 실시하였거나 앞두고 있을 것이다. 교단안에 재가교역자는 지도자의 길 중심에 있는 분들이다. 각 교당에서 재가교역자가 바로 서는 것이 곧 교화의 핵심이기에 가장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종사께서는 교화단을 통해 시방세계를 두루 교화할 포부를 밝히셨다. 그 포부의 실현은 재가교역자와 출가가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좌산상사님은 재가교역자가 교화의 주역이다고 천명하셨다. 대종사님 법을 만나고부터 사명은 교법대로 살다보면, 교법대로 실천한 사람의 몫이 자동적으로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거룩한 사명이다. 도덕사업이 모든 사업의 근본이기에 중요하다 하신 것처럼, 시방세계에 일원의 소식을 전하고,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로운 낙원세상 건설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2월에 있어지는 재가교역자훈련만으로는 그 거룩한 사명을 내 것 삼기에 버거워하는 교도님들을 만나게 된다. 행복한 사명이라고 여기기보다는 교화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먼저하고 두려운 마음까지도 생겨나는 것이 우리 교단의 교화주역인 재가교역자들의 무게감일 것이다.

그 역할을 수행하려면 내가 먼저다. 우리가 먼저다. 일원의 소식도 먼저 알아야 하고, 먼저 행복해져야 주역으로 설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대종사님을 만나 행복한가? 점검해 보았으면 좋겠다. 재가 출가교역자가 행복하지 않으면 교화는 어렵다. 재가 출가교역자가 교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교화는 힘들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워 호스〉에서 그 답이 보였다. 겁에 질린 새끼 말을 경매장에 나와 우여곡절 끝에 무리한 비용을 지불하고 말을 사왔다. 어미말에게서 강제로 떨어져 나온 공포와 두려움을 온 몸으로 말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말에게 관심을 갖기보다는 지주와 소작농이 경쟁하듯 경매장에서 홧김에 사온 저 말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가 더 관심가는 일이다. 과연 저 거칠고 어린 말을 길들여 땅을 일구는 일꾼이 되게 할 수 것인가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 때 알버트는 먼저 말에게 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얼마나 힘드냐고,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냐고…. 조이의 심정에 공감한다. 그 공감은 아름다운 교감으로 이어지고, 사람과 말이 형제가 된다. 그 교감은 사선을 넘나드는 전장에서도 끝내 서로를 찾아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 내가 찾은 답은 공감과 교감이었다. 공감과 교감으로 만나지면 우리의 사명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공감할 때 마음이 열리게 된다. 교감하면 하나가 된다.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진리와의 교감이 일어나야 진리에 대한 믿음이 솟아나고, 사은님과의 교감에서 불공을 할 수 있음을 확인받는 순간이다. 재가교역자가 교화의 주역이 되는 길은 진리와 교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성불과도 자주 교감해야 되는 일이다. 스승님과도 동지와도 이웃과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으로 만나지 않고 기적인 교화는 되지 않는다.

불공은 교감에서 비롯된다. 교감은 모든 관계를 평화로 이끈다. 그러니 먼저 물어보자. 나는 대종사님과 자주 교감하는가? 행복한가? 우리의 책임이 거룩하고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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