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화가 아이들 마음에 따뜻한 온기 되길"
창작교실, 전시통해 소통문화 개척
어린이 만화축제도 계획

붕붕~ 자동차에 아이들의 꿈을 싣고 세상 속으로 달려가는 붕붕아트 이은하(45) 대표. 그는 만화를 통해 소외된 계층의 어린이들을 찾아가서 만화창작교실, 전시 등을 열어주며 아이들과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마흔이 넘어 처음 만화를 그렸다. 방문판매부터 작은 사업까지 생계를 위해 열심히 사는 30~40대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그린'꽃분엄마의 서울살이'를 인터넷 언론사에 게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본인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고, 그 결과 2006년'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내가 아닌 엄마, 딸, 아내, 직장에서의 누구 누구, 며느리, 경제적 가장으로 살면서 나는 나와 친하게 지내지 못했고 심지어는 나를 잘 알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는 만화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자신을 알게 되었고 늦깎이 만화가로 처음 시작하는 그 시점에 비로소 자신을 만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캠핑카를 타고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다니면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문화적인 자극을 주고 싶다고 동생이 늘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어요" 그의 동생은 유명 만화가 이화성 씨이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붕붕아트는 동생과의 합작품이기도 하다. 산골마을이나 섬마을 어린이들은 서울이나 도시로 나와서 전시회를 한 번 볼 수 없는 형편인데 이런 아이들을 찾아가고 싶다던 동생과 함께 '찾아가는 어린이 만화 붕붕아트'를 만들었다.

붕붕아트에는 모두 9명의 만화가가 함께 하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서울 인천지역 저소득층 어린이 공부방을 찾아다니면서 아이들에게 만화창작교실을 열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고민과 꿈, 소박한 바람들, 혹은 가슴 속 슬픔을 스토리로 썼다.

그 스토리를 토대로 수업한 만화가들이 그림을 그려 만화책을 냈다. 그렇게 아이들과 이룬 첫 결과물이 '꿈을꿈을 만화도서관'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수업에 참여하고, 혹은 자신의 스토리가 채택된 어린이들에게 많은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 및 성취감을 주고 있다.

붕붕아트에서 '붕붕카'는 1톤 트럭을 개조해 만든 것이다. 온통 만화로 장식한 차만 보더라도 아이들은 설레고 호기심이 충만했다.'붕붕카'는 아이들과 소통의 가교역할을 하는 상징성과 언제든 아이들에 달려갈 수 있도록 해주는 현실적 도구로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붕붕카'가 지금은 달려갈 수가 없다.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에 휩쓸려간 것이다.

"우면산 산사태 때 간발의 차이로 목숨을 건졌지만 차는 잃고 말았어요. 벌써 붕붕카가 와주길 기대하는 지역의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달려갈 수가 없으니 많이 안타까워요"

그는 어떻게든 올해 다시 붕붕카를 만들 계획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 즉 만화로 아이들의 감성을 일깨우고 상상력을 키워주는 일을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는 교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국 희망숲 홈페이지 붕붕아트 코너에 학생들이 직접 쓴 마음일기를 주제로 웹툰을 게재하고 있다.

"청소년 시기는 많이 생각하고 부딪히고 실수하고 또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만화가 아이들 마음 한 켠에 따뜻한 온기로 자리하길 바랍니다".

그는 무엇보다 만화를 통해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와 다른 또 다른 생각과 모습도 인정하는 마음, 이런 마음은 곧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꿈을꿈을 만화도서관' 2탄을 낼 계획이다. 지난해보다는 좀 더 많이 어린이들의 글을 실을 생각이어서 재정적 기반도 다져야 한다. 상업성을 따지자면 아직 만화는 매력적인 대상이 아니어서 경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돈 되는 일도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런 연유에서 전국 각지를 돌며 어린이 만화축제를 열 생각도 갖고 있다.

"원불교의 마음공부는 만화를 통해 느꼈던 그 정서와 비슷하게 다가오고 있어요" 만화를 통해 진심으로 '나'를 알고 '나'를 사랑 할 수 있었던 그, 그의 마음에 원불교의 마음공부가 곱게 수놓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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