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즐겁습니다"

▲ 최재영 대표.
▲ 컬러 인 커피 스트라다점 전경.
국내 커피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2조원을 훌쩍 넘어 3조원에 이르고 있고 1만여 개가 넘는 커피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커피 전문점들은 고객들의 기호에 맞게 변화를 시도하는 한편 아늑함과 품격있는 공간에서 벗어나 개성을 연출하고 있다.

최재영(37)대표가 지난해 전주시 중화산동에 개원한 '컬러 인 커피(Color in Coffee)' 스트라다점이 그랬다. 총1320㎡, 매장495㎡ 복층의 넓은 실내공간, 10m가 넘는 높은 천장, 야외 테라스를 연상시키는 좌석 배치, 바깥을 볼 수 있는 넓은 창. 우선 시원하다. 이와 더불어 개성을 입힌 커피 향은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우리 동네에 오랜 시간을 두고 조금씩 성장하는 이야기가 있는 커피전문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단골 분들이 시원한 공간을 원하다는 의견들을 반영했습니다. 또한 최고를 자부하는 고가의 머신들로 채워 넣어 커피의 추출 품질을 높이고 반면 가격은 저렴하게 한 관계로 반응이 좋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커피 마니아였던 그는 2003년 스물일곱의 나이에 커피전문점 '컬러 인 커피 플라넬' 개업을 시작으로 예수병원점, 서신분점, 스트라다점에 이르기까지 착한 가격과 특별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곳 보다 1000∼1500원 저렴하게 커피를 제공합니다. 고객들이 커피 가격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많이 즐기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생두를 볶는 로스팅(Roasting)과 산지별 커피를 섞어 맛을 내는 블렌딩(Blending)을 비롯 에스프레소 추출에 이르기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그는 최고의 맛을 위해 '좋은 와인의 풍미를 동반해 깔끔한 맛을 내는 케냐 AA'를 기본 베이스로 두고 '과실향이 특색인 이디오피아산'과 '충만한 무게감을 담당하는 인도네시아산' '부드러운 신맛과 호두향의 콜롬비아산' '장작을 태우는 연기향의 과테말라산' 등을 기본공식으로 비율을 맞추어 로스팅에 이어 블렌딩을 한다.

그가 건넨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강열하면서도 부드러운 깊은 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것은 그가 그동안 기울인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궁금해 하던 커피의 여러 가지 맛에 대해서도 설명을 곁들였다.

"커피는 신맛, 단맛, 짠맛, 감칠맛, 떫은맛 등이 조화돼 미묘함을 주는 기호식품입니다. 커피 한잔에 그 많은 맛들과 수많은 향들 중 좋은 부분들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지금도 항상 변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어 원하는 맛과 향을 내며 특색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커피 잔과 테이블 등에 새겨진 로고의 의미와 연결됨을 알 수 있다. 한 잔에 담겨있는 커피가 우리의 삶처럼 생명을 가지고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의 이런 생각들의 이면에는 가족들과 지인들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처음 39.6㎡ 커피점을 인적 없던 곳에 오픈하면서 막연히 사업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그저 좋아하며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았을 뿐이었죠. 하루종일 매장에서 일을 하는 저로 인해 부모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아버님은 원두 볶기를, 어머님은 커피 만들기를 즐겨하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여동생들도 매장 로고 디스플레이 등에 도움을 주었고 지금도 도와주고 있습니다, 단골 분들과 주변 분들이 좋게 생각해주셔서 생각보다 좋은 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방에서 생소하던 커피 문화를 선도하고 알린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성을 입힌 커피 향

반응 높아

착한 가격과

특별한 맛 유지

▲ 컬러 인 커피 스트라다점 내부 모습.

그의 커피에 대한 열정은 플라넬 개업 초기부터 평균 3건 이상의 창업문의와 교육문의로 이어졌다. 2005년 '컬러 인 커피 플라넬' 2층에서 고객과 창업준비자를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시작했고, 2006년 도내 학교들과 각종 지원센터들의 외부강의를 도맡아했다. 현재 그는 '전북커피교육학원' 을 운영하면서 우석대학교, 기전대학교, 전주대학교의 학과과정, 평생교육원의 커피교육 오픈 및 진행을 지원하고 있다.

그의 교육 열정과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쿠키를 한쪽 들면서 그의 말을 다시금 음미해 보았다. 그의 커피 철학은 30대의 생각에서 벗어나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독서광이었던 그의 생각은 아이디어로 연결됐다. 커피 전문점의 투고(to go)컵과 셀프(Self) 문화에도 그가 일조한 바가 크다. 가격 인하는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플라넬을 개업할 당시만 해도 '커피를 가지고 간다'라는 소비풍토가 외면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커피를 종이컵에 담아 가는 것과 셀프서비스 중심의 문화로 정착되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방향이기도 했습니다.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도 잘 적응해주시고 있으니까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런 그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일안고공(一雁高空)'이다. 무리지어 나는 기러기 중 홀로 빠져나와 높고 맑은 하늘을 홀로 날아가는 모양이라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다. 이처럼 그의 마음이 담겨 있는 고사성어는 아마도 '컬러 인 커피 스트라다'의 상호처럼 끝없는 길을 가는 개척자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지금은 몇년 전 커피문화가 생소하던 때와는 다릅니다. 커피는 100% 수입 농산물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농산물과의 융합이 필요합니다. 인식있는 소비자들 역시 커피전문점에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음료개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흐름과 고객이 식상해 하지 않는 소프트웨어적인 것들을 채워야 할 때입니다."

개척자 기질을 가진 그는 벤치마킹과 모방을 통한 운영보다는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시행착오를 경험 삼았다. 음료 역시 그만의 색깔을 갖게 된 것은 그런 프론티어적인 결과물이다.

"제가 생각해도 커피는 많이 만들어 본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도 매장에서 하루 평균 150잔을 넘게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9년 넘는 세월 동안 제 이름의 커피를 50만 잔은 넘게 만들었어요. 커피추출 장비들과 로스팅 장비들을 계속 바꿔가며 경험했습니다. 남는 이익금으로 다시 장비를 샀습니다. "

그와의 오랜 대화는 커피 문화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입구를 쳐다보니 여전히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의 커피 사랑이 고객들을 머물고 싶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도 고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컬러 인 커피'만의 문화인지 모른다.

▲ 컬러 인 커피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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