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청소년, 지역교당은 어떻게 보듬을까?
관련기관과 연계프로그램 주목
교구 재가교도 단체 역할 필요

▲ 전북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위기청소년을 찾아가 상담하는 '청소년동반자'를 교육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이슈화와 주5일제 전면시행은 교화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한다. 본사에서는 학교폭력과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청소년과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1주 청소년 교화박람회, 2주 주5일제 시행과 교당의 대응, 3주 원창학원 인성교육 좌담, 4주 위기청소년과 지역사회 안정망 구축에 대해 알아본다.

교단의 위기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한국 최초의 대안학교를 설립하며 사회적인 이슈를 선점해 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안학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의 실험정신은 조금씩 퇴색된 감이 있다. 지금은 오히려 폭넓은 대안교육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함께 위기청소년 교화는 국가로부터 관련기관을 수탁받아 사회적 책임을 분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북청소년상담지원센터나 서울 동작교육청 Wee 센터, 군산 은혜의쉼터 등이 있지만 여타의 종교단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안교육의 선도적 역할을 했던 교단인 만큼 위기청소년 교화에 좀 더 적극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요청되는 시점이라 생각된다. 사회에 각인되는 특색있는 교화로 두각을 나타내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위기청소년 교화라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복지관에서 보호관찰 학생들을 직접 지도했던 현장의 한 교무는 "보호관찰 대상자는 원조교제, 절도, 학교폭력 등의 현행법을 위반한 아이들로 관리가 힘들다"며 "원조교제하는 아이들은 감당하기가 역부족이어서 복지관에 있을 때 법원 판사가 선별해 준 친구들을 배정받아 선도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위기청소년들을 다루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어 그는 "위기청소년을 교화하려면 현장 교무들의 특별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일단은 이런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열린 사고로 청소년들을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 사고란 술이나 담배는 물론 외박, 임신까지도 경험한 위기청소년들이라는 것을 알고 안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당 청소년교화는 안정된 가정과 정상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착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과 다른 청소년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폭넓게 인식하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용인 은혜학교 강성운 교무는 "보호관찰의 청소년 1명을 관리하고 훈육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들을 대하고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 교무는 "이런 아이들은 교당보다는 청소년상담센터 등의 관련기관을 통해 교화하는 것이 더 수월 할 수 있다"며 "교당의 위기청소년 교화는 재정적인 후원이나 연계프로그램으로 관련기관과 협력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내다봤다.

은혜의쉼터를 운영하는 김현진 교무는 "교단이나 교역자들은 위기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닫혀있는 부분이 있다"며 "위기청소년을 대할 때는 작은 것부터 섬세하게 들여다 보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들은 기본적으로 어른들을 싫어하기 때문에 가까이 다가서는 특별한 노력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김 교무는 지역교당이 힘들겠지만 특색있는 청소년교화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런 의견을 내보였다.

이런 활동 중에도 지역의 교단단체가 위기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사)한울안운동이 운영하는 전주시 한울안청소년남자쉼터가 그것이다.

전북교구 여성회 김명화 회장은 "허광영 전 전북교구장이 있을 때 지역 청소년들을 보듬어가는데 여성회가 나서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며 "이를 계기로 전주시로부터 단기 쉼터를 위탁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원이 15명인 한울안청소년남자쉼터는 위기청소년이 3개월 동안 머물 수 있는 보호처다. 최근에는 위기청소년들의 직장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전라북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와 협력해 청소년 CEO카페 1호점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위기청소년들의 취직과 직업 문제 해결에 앞장서 지역사회에 환영을 받고 있다. 쉼터에서는 취업할 아이들의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교단에서 수탁운영하고 있는 기관끼리 협력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위기청소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회가 나서서 적극적인 교화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청소년에 대한 교당의 직접교화가 힘들다면 이런 방식의 교화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교구 재가교도 단체 회원들의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위기청소년을 돌보는 이런 활동은 다른 교구에서도 시도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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