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현 교도 / 서울교당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이기에 희망이기도 한 청소년 세대가 교당에 잘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왜 교당에 안 나오냐고 물으면, 이유는 대개 '공부를 해야 하니까'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입시위주 교육으로 인해 청소년 교화가 특히 어렵고, 이웃 종교들도 청소년 교화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니 이는 우리 원불교만의 문제는 아닌 것처럼 보여진다.

이런 청소년 교화만이 가지고 있는 난점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음공부 잘 하면 학교 공부도 잘 한다'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지난 2009년 원학습코칭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새삶회 최희공 원무님, 원불교 청소년국 정상덕 국장님, 그리고 종로교당 김영주 교무 같은 초기 멤버들의 열정과 확신 아래 서울시민선방과 새삶회의 청년들이 직접 멘토링 교사로 나서 지난 2년간 발전시켜 온 원 학습코칭 프로그램은 어느덧 약 100명에 가까운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물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원학습코칭 2기에 참여했던 한 고등학생은 올해 12학번으로 목표하던 대학의 지망 학과에 진학해 "원학습코칭 덕분에 대학에 갔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담당 멘토에게 전해 오기도 했다. 2년 동안 몇몇 담당자들의 고군분투만으로 이뤄 낸 성과가 이제 조금씩 눈에 드러나고 있는 단계인 것이다.

학생교화는 투자와 노력에 비해 그 성과가 느리게 나타나 교화 담당자를 상당히 지치게 한다는 것을, 청소년 교화에 힘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특히 물질이 풍족한 시대에 태어난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명백히 '소비 세대'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소비 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교단의 경제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원학습코칭은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패닉 상태에 있는 청소년 교화 상황을 타개하고자 만들어졌다. 몇몇 교화자들의 열정으로부터 출발했으나 처음부터 많은 난항을 거듭했다. 인력이 많은 것도 아니고, 예산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학습코칭의 이름을 달고 미미하게나마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담당자로서 솔직히 신기하기까지 하다.

2012년 새 학기가 시작됐다. 달라진 점은, 올해부터 청소년들이 주5일제 수업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사교육계와 여행 업계에서는 희소식인 셈이다. 학교를 일주일에 이틀이나 떠나 있게 될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상업적인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걱정하고 그들의 마음을 살려내기 위해 애쓰는 이들은 몇이나 될까? 입시 위주의 줄세우기식 경쟁, 학교 폭력, 물질주의적 가치관 속에 속수무책으로 내던져진 채 마음이 병들어 버린 청소년들을 위한 진정한 '멘토링'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마음 속에 있는 긍정적인 힘을 일깨워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아이들답게 만들어 주는 일은 몇몇 청소년 교화 관계자들이나 교육 관계자들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 어른 세대 모두의 몫인 것이다.

지난 2년간 서울 교구를 중심으로 성과를 나툰 원학습코칭은, 제1회 원학습코칭 지도자 입문 연수를 계기로 하여 이제 전국의 교당으로 '체인점'처럼 퍼져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각 교당의 청소년 담당 교무님들이 그간 지쳤던 열정에 다시 불을 붙여 새봄과 같은 싱그러운 기운으로 청소년 교화를 부활해 내기를 기원할 따름이다.

원학습코칭이 교당에서 시행되기에는 아직도 많은 어려움들이 있지만 의미 있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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