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어휘연구
정인화 교무

〈대종경〉 어휘의 빈도를 조사한 결과 연어휘 52,041개였고, 자료 처리 기준을 적용해 나온 연어휘는 48,856어, 개별어휘는 5,720어로 조사됐다. 이는 계룡교당 정인화 교무의 논문에서 발표된 것이다.

그는 '〈대종경〉 어휘의 연구, 계량언어학적 방법을 주로 하여' 논문에서 "〈대종경〉 고빈도어 150개의 누적빈도율이 50.4%에 달하고 있다"며 "150개의 어휘는 전체 개별어휘의 2.6%에 불과하다. 이 어휘들의 쓰임이 전체 빈도의 50% 이상이라는 것은 이런 단어들이 누적적으로 많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대종경〉의 어휘 반복지수(=연어휘수÷개별어휘수)는 8.5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김소월과 김영랑의 어휘 반복 지수가 3.2, 2.5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굉장히 높다. 참고로 민담에서 명사의 어휘밀도는 4.6으로 나타났다.

그는 "민담에서 어휘 반복지수가 높은 것은 자료의 구어적 성격 때문, 즉 〈대종경〉의 어휘 반복지수가 높은 것은 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어를 기록했기 때문이다"는 주장이다.

어휘 밀도는 '개별어휘수÷총어휘수×100'으로 구한다. 카터(Carter)는 어휘 밀도를 구하는 이유가 구어 자료와 문어 자료의 상대적인 어휘 밀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문어 자료는 구어 자료에 비해 문법적인 단어에 비해 어휘적인 단어가 더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구어 자료는 평균 어휘밀도가 40% 이하인 반면 문어 자료는 40% 이상(정확히는 36%에서 57%까지)이었음이 밝혀졌다. 〈대종경〉의 어휘 밀도는 11.7%로 구어자료로서의 특성을 보인다.

그는 "〈대종경〉 어휘 분석 범주면에서, 체언류는 '추상적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가 가장 빈도가 높고 그 다음으로는 '인간 활동, 정신 및 행위'와 관련된 의미 빈도가 높다"며 "용언류와 부사류에서도 추상적 관계를 나타내는 의미 빈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종경〉 어휘의 의미를 대중소 범주에 따라 분류했는데, 여기에서 지시어가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것들이 구어 텍스트에 텍스트성을 높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빈도수가 5번 이상의 종교용어를 구분해 원불교 용어과 불교 용어, 그리고 원불교, 불교 공통 용어를 구분했다. 그 결과 그는 "원불교 용어는 15개, 불교 용어는 1개, 원불교와 불교가 공통으로 사용한 용어는 90개였다"고 밝혔다.

그는 분석을 통해 "사상, 제도, 의식 등에서 불교를 혁신하고,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하는 방향으로 나타내고 있다"며 "대종사가 불법에 근원해 혁신하고자 했던 내용의 반영된 결과 때문"이라고 논술했다.

그는 연구목적에 대해 첫째, 〈대종경〉의 어휘를 계량적으로 분석해 원불교의 사상이 어떤 어휘들로 구체화돼 있는지 살폈고, 둘째 원불교의 정체성을, 셋째 교리의 핵심과 전달방법, 교리 해석적 방향을 점검하고자 했다.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은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다'라고 했다. 비고츠키(Vygotsky) 또한 '단어는 인간 의식의 축도(microcosm)'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말들은 모두 언어와 사고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견해들이다"며 "인간의 지적·문화적 성취는 어휘로 표현되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인간은 언어라는 기호를 이용해 사물을 지시하며,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데, 특히 어휘에 그것을 담아 표현한다"며 "인간은 자신의 생각을 어휘라는 언어 형식에 담아 표현한다"고 서술했다. 그는 선행연구자 자료를 토대로 일일이 〈대종경〉 어휘들을 찾아 분석했다.

그의 자료는 논문 부록에 실려 있다. 빈도 7 이상의 1065개 어휘, 누적 빈도율은 80.0%로 연어휘는 39,454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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