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깨끗해야 옳고 그름 판단

〈마음 수업〉 책자를 읽은 독자와 함께하는 훈련에서 좌산상사는 저자와의 만남시간을 가졌다. 좌산상사는 서두에 "세상에는 책이 범람해서 평생 죽도록 책을 읽어도 다 못본다. 그래서 책을 낼 때 망설였다"며 "이 책은 수행의 길을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참가자들과 함께 문답 감정을 나눴다.

- 최근 사회는 경제적 물질적인 결핍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실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마음공부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마음공부는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치가 높다. 절박한 입장일수록 마음공부를 해야한다. 환경이나 정신적인 고민과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마음 실력이 필요하다.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려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성공했던 인물중에 자기는 조실부모하고 초등학교를 중퇴했으며 영양실조에 걸렸었다. 그는 이 세가지 조건 때문에 성공했다고 고백했다. 조실부모했기에 일찍 철이 들었고, 초등학교 중퇴로 배움이 짧아 항상 공부를 놓지 않았다. 그리고 건강이 약했기에 항상 건강을 챙겼다. 이는 자신의 어려운 조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은 결과다. 정신력을 따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면 필요치가 높다.

- 경제적으로 어려운 고등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학생들의 업장이 덜 쌓이게 하는 교육 방법은 없을까.

부모가 자녀를 키울 때 제일 중요한 시기가 태중 교육이다. 아이를 가진 엄마의 먹는 것과 호흡, 생활 습관이 그대로 전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와 긍정적인 마음을 형성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과거 업장이 있더라도 이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 그 업장이 본능이 되지 않도록 후천적으로 길들여야 한다. 자신의 잠재의식속에 무엇을 저장했느냐가 중요하다. 영성의 생명력이 왕성한 사람은 가는 곳마다 은혜와 사랑을 심는다. 물이 깨끗할 때 생명력으로 작용하는 이치와 상통한다.

- <마음 수업>의 내용 중에 옳고 그름을 비추어서 행하라고 했다. 지금까지 나한테 좋은 것은 선(善)이고 안 좋은 것은 악(惡)이다는 생각을 했다.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을 알고 싶다.

본인의 잠재의식 속에 무엇이 많이 들어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자기 마음속에 욕심이 많이 있는 사람은 선거의 부정행위에도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것이 옳은 줄 안다. 내 마음의 무의식 세계에 편견이 있는 사람은 자기에게 미운사람이 있으면 웃는 것도 밉고, 먹는 것도 밉고, 앞을 보고 뒤를 봐도 미워하는 마음을 낸다. 결국 마음이 깨끗해야 옳고 그름을 평등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바르게 보라는 말이 있다. 처음 공부하는 사람은 쉽고 가벼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을 도와주거나 윤리적인 것은 선이고, 도둑질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악이다는 판단 기준에 따르면 된다.

-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기훈련을 해야한다고 했다. 하지만 회사에 바치는 시간이 너무 많아 염불과 좌선, 일기 기재를 할 여력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요즘 사람들이 공감하는 현실적인 문제다. 앞으로는 세상도 조금씩 변할 것이다. 먹고 살기위한 사회가 아니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구조로 바뀔 것이다. 이제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다. 훈련원에서도 단기와 장기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해 고객들에게 코드를 맞춰야 한다.

- 앞으로 후천개벽 해원상생의 시대가 열린다고 했는데 과연 오고 있는가. 소태산대종사는 바로 코 앞에 오고 있다고 했지만 증오의 씨앗이 깊다는 생각을 한다.

역사는 우연이라는 것이 없다. 시대의 흐름이 봄이 오면 여름이 오는 것이 순리이지만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고 가꾸지 않으면 거둘 것이 없다. 해원상생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원하는 씨앗을 뿌려야 한다. 그런 시대를 만들려면 역사의 주역들이 있어야 한다. 역사의 주역들이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혜와 역량을 발휘하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나 국가 전체가 그런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원한을 가지고는 원한의 문제를 풀 수 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은 스스로가 녹아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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