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부모보은 조목
효실천 방향 제시

소태산의 교법은 현실 생활에서의 실천과 미래 지향에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는 과거의 축적에서 나온 산물이지만 결국은 미래를 결정짓는 모체이다.

이런 점에서 소태산이 밝힌 부모은(父母恩)은 현대사회에 적합한 효 사상으로 대두되어야 하며 또한 100세 시대를 기정사실화하는 고령사회에서 절실히 요청되는 효사상일 수밖에 없다.

소태산 효사상의 동기부여는 부모피은의 조목에 밝혀져 있다. 그중에도 부모은이 신앙적으로 존립할 수밖에 없는 핵심은 바로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생명탄생의 절대성에 기인한다.

소태산은 일원상진리를 사은으로 대별하고 사은 중 부모은을 신앙차원으로 강조했다. 정전 부모은 중 부모보은의 조목(원불교적 효도의 조목)에 현대사회와 미래를 지향하는 효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부모 보은의 조목 네 가지는 원불교적 효실천 방법론이며 그 실천 방향을 제시한 내용이다.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와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를 빠짐없이 밟으라 한 것은 유교의 입신양명의 내용을 함축하면서 일원상 진리의 신앙과 수행에 원불교적 효 실천의 핵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가 무자력할 경우에 심지의 안락과 육체의 봉양을 하라 함은 노쇠한 부모의 마음을 편안히 해 주고 더불어 육신이 불편함이 없도록 보살펴 주는 것이 효임을 밝혔다. 그러나 육신의 봉양도 중요하지만 특히 마음을 편안히 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힘 미치는 대로 무자력한 타인의 부모라도 내 부모와 같이 보호하는 것은 자력이 있는 노인은 자력 생활을 해야 된다는 점을 내포하면서 무자력자 보호의 범위를 자신의 부모에만 국한하지 않고 넓게 확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원불교 효사상이 다른 종교의 효사상과 대별되는 점이다. 육신의 부모에 국한시키지 않고 세상의 모든 무자력자를 대상으로 한 폭넓은 효사상이라 할 수 있다. 무자력자 보호는 부모보은의 강령의 핵심으로써 원불교적 효사상의 무한한 실천이며 휴머니즘을 넘어선 효의 보편적 실현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널리 알려져야 할 원불교 효실천 강령이다.

더불어 부모가 열반 후에 내생을 복된 길로 인도하는 추원보본(追遠報本)의 정신을 이어가는 일이 원불교 효사상의 큰 줄기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것은 자손 대대로 부모나 노인의 정신과 사상을 간직하며 계승한다는 점에서 추모의 정성을 놓지 않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원불교적 효실천 방법론의 핵심은 무자력자 보호라는 점에서 인류애의 폭넓은 확장이다.

효는 부모의 자애와 자녀의 효라는 상관적 관계에서 실현된다. 그러므로 효의 본질은 위로부터 아래로의 베풂에 있기 때문에 무자력자 보호도 결국은 자력 있는 사람의 자력 없는 사람에 대한 헌신적 베풂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부모 피은의 강령을 보더라도 부모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를 베풀었기 때문에 자식의 입장에서 효도는 당연한 것으로 실천되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원불교 효 윤리 체계의 핵심은 은의 생명성에 기인하며 사은에 대한 보은의 방법론으로써 삼학의 실천에 원불교적 효의 실천이 집약된다.

결론적으로 부모은의 사회적 의미는 인류애의 보편적 실현에 있으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력있는 사람들이 자력없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보호에 있다.

비록 대접받아야 할 노인의 연령이라 할지라도 자력이 있다면 자력없는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 원불교적 효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원불교적 효의 현대적 실천방안은 급속히 다변화 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대한 적극적 대응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회적 가족, 신 가족개념의 보편화로 사회적 효의 정착에 원불교적 효의 현대적 실천의 무게중심이 있어야 한다.

소태산이 부모보은의 강령에서 강조한 무자력자 보호 실천 방향도 자타를 넘어선 효의 대사회적 실천을 견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광효도마을 노인복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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