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자연스럽게 되어집니다"
솔성요론으로 유무념 점검
1년에 한 번씩 교전 완독

부산 광안대교를 거쳐 도착한 해운대좌동교당. 아담한 건물이 정겨움으로 다가 온다. 소법당에 들러 예를 올린 후 박정원(호적명 동균·62) 교도를 기다렸다. 10분쯤 지나자 그가 도착했다. 밝은 얼굴이었다. 교법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그의 공부심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났다. 그 비결은 유무념 체크와 솔성요론 봉독 등에 주안점을 둔 결과다.

"자신성업봉찬인 유무념 공부를 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올해에는 새롭게 솔성요론을 첨가했습니다. 실행공부인 솔성요론 조목은 하루에 3번 봉독하고 있습니다."

그의 공부심은 남자교도들로 조직된 활불단의 공동 유무념이 되기도 했다. 솔성요론을 하루에 3번 봉독하기로 정한 것이다. 그 역시 공동 유무념은 꼭 지킨다. 이것은 그만의 약속이기도 했다.

"출근하기 전에 솔성요론을 보면서 마음을 챙기고 점심 식사 후 환자들을 보기 전에 다시 한 번 보면서 마음에 새깁니다. 퇴근하기 전에는 마음 단도리를 하기 위해 솔성요론을 봅니다."

그는 이를 환자들에게 적용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가 대연5동에서 경영하는 치과의원은 언제나 화기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자신을 늘 살피는 한편 환자들을 챙겨주고 편하게 해 주는 까닭이다. 그는 이를 솔성요론 조목들을 실천한 덕분이라 생각한다.

"세월이 흐르다 보면 편하게 유념하면서 법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처음 상태는 이것 저것 다 걸리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그대로 됩니다. 환자들을 대하는 것도 교당에서 배운 대로 보은할 뿐입니다."

그의 공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교구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원상서원문 20독 암송을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출근하는 지하철 속에서도 그의 일원상서원문 암송은 계속된다. 물론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걷는 시간도 예외가 아니다. 아침 기도와 좌선도 그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일과다. 일과를 지키지 못하는 날은 저녁 운동시간과 목욕시간을 활용한다. 이외에도 상시일기 기재는 기본이다.

"상시일기를 적다보면 아직까지 ×표시가 있습니다. 그래도 점검하면 한단계 업그레이드는 된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지킬 때 까지 꾸준하게 공부심으로 생활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그는 생활에 많은 변화를 체험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법박에 얽매여 있다고 충고하는 친구들도 수긍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 그만큼 심신이 자유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지금 만나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예전에 본 사람들과 후배 부인들이 많이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해운대좌동교당 초창시절, 교도회장을 역임했던 그가 이처럼 공부에 재미를 느낀 것은 10여년 남짓 됐다. 그럼에도 교도들은 공부심으로 이끌고 있으니 그동안 공부에 매진한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10번의 〈원불교전서〉봉독을 끝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교전을 완독했죠. 배내청소년훈련원 훈련을 다녀 온 후 감상담 때 발표한 약속을 지킨 것이지요. 새벽과 저녁시간에 주로 봉독했으나 잠시 쉬는 시간과 휴가 때에도 봉독했습니다. 이제는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저절로 봐져요. 시간이 지나면서 어렵게 느껴졌던 무아봉공이 되는 것을 체험했지요."

그가 이처럼 전일한 공부심을 가지게 된 이면에는 양천교당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열반한 모친(장혜초 교도)의 영향이 컸다. 모친은 신앙의 갈등을 겪고 있던 그에게 '원불교로 돌아올 것이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던 중 부친의 천도재를 진행하던 중에 입교한 그는 교법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그는 홍정인 초대교무의 말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언제 울 날이 있을 것이라 말씀하셨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전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것이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옆 자리에서 앉아있던 성덕규 교무는 그에 대해 '자신의 공부에 전력하면서 교당 운영의 숨통 역할을 하는 분'이라고 소개한 것만 봐도 평소 신앙생활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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