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봉양하겠다" 12년 새 54%P 줄어
2010년 36%로 30~40대 하락세 뚜렷
60세 이상 10명 중 7명 자녀와 따로 살기 원해

요즘 위기 가정, 위기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
깨달음의 달 4월 '가정을 위해 오신 대종사님'이란 주제에 맞춰 본사에서는 '우리가족이 달라졌어요'기획을 마련했다. 1주 남편이 달라진 사례, 2주 부모님 모시기 사례, 3주 이혼극복 가정, 4주 다문화와 결손 가정 사례를 알아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자녀 10명 중 6명 가량은 고령 부모 모시기를 꺼리고 있고, 고령 부모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인지 10명당 7명은 따로 살겠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자식과 떨어져 사는 노인들 중 상당수는 극빈층으로 전락해 있다. 숨 가쁜 고령화와 빠듯한 가계 살림 속에 그려지는 오늘날 대한민국 가정의 현주소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사회동향 2011'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설문에 답한 60세 이상 노인들의 비중이 지난 2002년 53.0%에서 2011년 열 명 중 세 명 꼴인 29%로 급감했다.

특히 경제적으로 자녀 교육 부담과 부모 봉양의 이중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30대와 40대 연령대에서 이 같은 추세가 두드러졌다. 1998년에는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 비중이 전 연령대에서 모두 90% 안팎을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30대의 32.4%, 40대의 34.6%만이 부모 봉양을 지지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인지 나홀로 독거노인은 나날이 늘고 있다. 1990년에는 홀로 사는 65세 이상 가구주가 전체 65세 이상 가구주의 20.0%였는데 2010년에는 34.3%로 증가한 것이다.
은퇴 후의 인생을 자녀에게 의지하기 힘들게 되면서 이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후준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삶은 참담하다. 2010년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이 가구주인 가정은 전체 빈곤층의 45.6%에 달했다. 1인 가구도 전체 빈곤층의 4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 원광효도마을 노인복지연구 소 주관으로 진행된 제3회 효학술 세미나에서 효의 현대적 적용을 위한 전제로 〈효행〉교재 구상의 목적과 방향, 구성내용, 효행교육 방법, 구체적인 효행실천 사례 등에 대한 연구 발표가 있었다.

원광효도마을에서 펴내고 자 하는 〈효행〉교재는 단순한 효의 이론서나 앎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효행 교육과 효행실천 그리고 효 문화 확산을 통해 점점 퇴색해가는 경로효친의 정신을 일깨우자는 취지다.

효행교육 방법으로는 부모님 이해자료 만들기, 효행인사말로 인사하기, 효행과제 설정 및 실행, '나의 효행집'만들기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효에 대한 실상을 파악하고 자신의 효행 생활개선 노력을 위한 행동변화의 반성자료로 삼기 위한 토대이다. 효행 실천사례 중 부모님 모시기의 과제 설정 및 주요 실천 사례 들을 간추렸다.

부모님 모시기 실천사례

A 교도(36·남성)는 부모님 생전에 해야 할 일로 '부모님 어깨를 주물러 드리자'고 제안했다.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나이가 드신 아버지의 사고방식은 고루하다고 멋대로 착각해서 아버지를 멀리했다. 한번 쯤 어깨를 주물러 드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B 교도(41·남성)는 '부모님의 좋은 점 10가지'를 써보면서 부모은(父母恩)을 실행하기 위한 유·무념을 실행하고 있다. "부모님의 좋은 면을 적어 두는 것이 효도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종이에 적어 두다보면, 부모님을 보다 친밀하고 소중하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C 교도(24·여성)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지는 못하지만 자기 변화를 위한 '자기 점검표'를 작성해 실행할 수 있는 부모은을 실천하고 있다. "건강검진이 가족 대화의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자식들 키우시느라 어머니는 한 번도 건강을 체크해 본 일이 없었다. 자식들이 권했지만 정색을 하시면서 괜찮다고 거절했다. 강하게 말씀드려 건강검진 예약을 하고 병원에 모시고 갔다.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2년에 한 번이라도 꼭 건강검진을 받으시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겪게 되는 마음의 갈등이나 고민을 토로하는 교도들의 사례도 눈에 띈다.

D 교도(30·여성)는 병환 중인 부모님께 '시한부 선언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나의 아버님은 50살 되셨을 때, 위암 말기에서야 병을 발견했다. 수술도 치료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고민 고민 끝에 아버님께는 알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이별의 순간이 너무 빨리 오니 그만 망연자실 할 뿐이다. 아버님께 생을 정리하실 수 있는 시간을 드렸어야 하는 게 아닌가, 지금까지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만약 여러분이 나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실지 미리 생각해 두었으면 한다."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일용직으로 돈을 버는 E 교도(46·남성)는 그날 번 돈을 어머니께 드리면서 '사랑의 5분 대화'를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부모님 공양을 잘 해드리지는 못하지만 '부모 보은의 조목'인 '부모가 무자력할 경우에 힘 미치는 대로 심지(心志)의 안락과 육체의 봉양을 드릴 것'을 일심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