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인력 확보·양성 필요
퇴임원로교무 부담 줄여야
현장과소통

'퇴임 후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2차 공청회'에서 눈길을 끄는 자료가 있었다. 중앙남자원로수양원 이성우 교무의 '원불교 원로교무의 노후복지프로그램 요구에 관한 연구'다.

정년퇴임 후 정양 중인 원불교 중앙여자원로수도원과 정화여자원로수도원, 중앙남자원로수양(도)원 3개 기관의 전체 원로교무 187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연구 발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사대상자의 노후복지프로그램 요구는 보건의료프로그램이 37.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건강관리프로그램이 34.2%, 여가·문화활동프로그램이 32.4%, 사회교육프로그램이 32.1% 순이다. 생산활동프로그램은 26.9%를 차지했다.

원로교무들의 보건의료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고, 생산활동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가장 낮음을 알 수 있다. 즉 건강관리와 직결된 프로그램의 요구도는 높게 나타난 반면, 연령이 높아감에 따라 직접 행동으로 나타내야 하는 생산활동프로그램의 요구도는 낮게 나타난 것이다.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 연령에 따라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건의료프로그램 세부 문항에서 가장 높은 요구도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생을 수행인으로 살아온 원로교무들에 있어서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교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양시설 현황을 보면 중앙남자원로수양(도)원의 경우 총 35명의 남자 퇴임원로교무들이 기거하고 있다. 입소 평균 나이는 81.7세로 노환 등 건강이 여의치 못한 상태다. 중앙여자원로수도원은 총 96명의 퇴임원로교무들이 기거하고 있고, 지속적인 질환(주로 순환기, 소화기, 통증, 관절 등)으로 인한 병원 치료와 투병 중에 있는 원로교무들이 많다. 정화수도원 역시 현재 거주하고 있는 58명의 대상자 중 중증 치료를 받고 있는 대상자가 적지 않은 상태다. 중앙여자원로수도원은 치료중인 대상자를 위해 월~금요일 병원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일과의 주요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원불교수도원사무처 진도길 교무는 교단에서 정양기관 노후복지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과제로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야 함을 강조한다. 건강관리와 직결된 프로그램에 대한 퇴임 원로교무의 높은 요구에 부응해 공적 부담의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재활·물리치료, 한방치료, 건강강좌, 건강체조 등 다양하고 특성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야 함을 첫째로 꼽았다.

노후복지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꾸준한 전문가 양성과 교정당국의 인력 보충 의지 또한 필요하다고 전제한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 퇴임 원로교무들의 부담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존 노인복지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하다보면 수도원 원로교무들의 상황과 맞지 않는 경향이 있고, 부담감이 더해져 참여도가 저조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단에서 정양기관 노후복지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이는 원로교무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사실상 활동을 종료한 '퇴임 후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TFT'가 꾸려진 이유도 여기에 기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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