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 돌아오면서 전문적으로 농사를 짓는 큰 밭 주인에서부터 소일거리로 짓는 작은 밭 주인에 이르기 까지 나름대로 흙을 고르고 씨를 뿌리느라 바쁘다. 흙을 고르기 전에도 언제나 땅속에는 온갖 자연 보물들이 들어 있다.

수행품 60장에서는 심전을 계발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수양, 연구, 취사의 삼학수행과 심전계발의 관계를 농사짓기에 비유하여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셨다.

삼학중 연구(硏究)는 사리연구의 준말로서 여러 가지 농사 짓는 방식을 알리고 농작물과 풀을 구분하는 공부이다. 연구는 일과 이치에 대하여 그 원리와 현상을 조리있게 캐고 조사한다. 늘 밖으로 묻고 배워서 지견을 넓히고, 안으로는 의두를 연마해서 바른 깨달음을 얻는 공부이다.

수양(修養)은 정신수양의 준말로서 심전 농사를 짓기 위하여 밭을 깨끗하게 다스리는 공부이다. 평소에 염불·좌선을 많이 하여 안으로 분별성과 주착심을 없게 하고, 밖으로 산란한 경계에 끌리지 아니하여, 두렷하고 고요한 정신을 양성하는 것이다.

취사(取捨)는 작업취사의 준말로서 아는 그대로 실행하여 폐농을 하지 않고 많은 곡식을 수확하게 하는 공부이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인데 정의는 취하고 불의는 버리는 것이다. 정의는 죽기로써 실천하고 불의는 죽기로써 하지 아니하면 차차 복락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사리연구를 견성, 정신수양을 양성, 작업취사를 솔성이라 한다. 예로부터 종교의 문에서는 심전을 발견한 것을 견성이라 하고, 심전을 계발하는 것을 양성과 솔성이라 했다. 삼학 공부에서 주의 할 점은 심전을 발견(견성)해서 공부가 다된 것이 아니라 그 밭에서 혜복의 보물이 나오게 하려면 꾸준히 양성과 솔성을 행해야 한다.

농사 잘 짓는 사람은 늘 농사법에 귀 기울여 기술을 개선해 나가듯이 마음농사 잘짓는 사람은 정할 때는 정기훈련법을 통해, 동할 때는 상시훈련법을 통해 심전 농사법을 개선하고 일분 일각도 삼학 공부를 떠나지 않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삼학공부가 하루 이틀 하고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사명감에 바탕하여 자기 스스로가 선택한 천직(天職)으로 여겨야 차츰 차츰 인격의 변화가 되어진다. 부처와 성인이 모두 심전의 공부를 천직으로 삼으셨다 하셨으니 우리도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심전계발 공부를 제일의 전문 직장으로 삼아 자신과 세상을 선도(善導)하는 데에 앞장서자.

교단 100주년에 세계 사람들이 찾아와 심전계발의 성공법을 물어올 때에 심전 농사에 크게 성공한 모범적인 주인 농부가 되어 있어야 해 줄 말이 있지 않을까!

<전 영산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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