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한 어머니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식재료 그대로의 맛
편안함이 가득한 밥상

▲ 홍일심 사장.
▲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문향 내부 전경.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 현 시대의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정갈한 음식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음식을 먹더라도 속이 편안한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오전11시 합정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문향'을 찾는 동안 건강한 밥상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서울 서교동 창비 북카페 아래층에 자리잡은 유기농 한정식 전문점 '문향'을 방문했을 때 이런 생각은 기우임을 알았다. 지난해 12월 개업한 이래 손님들이 꾸준하게 늘고 있는 것은 자연의 맛을 살린 밥상에 있었다. 홍일심 사장은 이런 요인에는 식재료와 정성에 있음을 밝혔다.

"먹거리의 기본은 맛입니다. 음식마다 인공조미료나 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재료 그대로의 신선한 맛과 건강을 위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어머니들이 만드는 따뜻한 밥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고객들에게 건강한 음식 만들어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198㎡ 공간은 달이 거듭될수록 고객들에게 행복함을 주고 있다. 원불교여성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신뢰감은 점차 형성되고 있다.

"비록 장사에는 서툴지라도 식재료만은 최고입니다. 약이 되는 밥상을 위해 제철에 맞는 재료들을 사용합니다. 음식은 싱싱한 재료로 만드는 관계로 늘 신선합니다. 밥상에는 건강을 위해서 육류를 되도록 피하고 있습니다."
▲ 대합찜.
마침 점심시간에 맞춰 자연의 숨소리가 가득한 정갈한 음식들이 차례로 차려졌다. 한식의 오묘한 색깔이 선보였다. 한 마디로 컬러 푸드다. 처음으로 등장한 음식은 주전부리. 소화 흡수에 도움을 주는 반주와 우엉, 연근, 사과 등을 건조한 근채류 및 부각 등이다. 아울러 면역력 증가와 피부미용에 좋은 흑임자 죽과 비트로 색깔을 낸 동김치도 곁들여 졌다. 홍 사장의 설명이 계속됐다.

"반주는 만남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국산 찹쌀과 누룩으로 숙성시켜 생 효모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흑임자 죽은 고소하면서도 영양가가 풍부해 몸에 좋습니다."

이어 기력회복에 도움을 주는 당귀, 위장을 보호하는 고수, 비티민 베이비 등 어린잎과 양상추를 조합한 새콤달콤한 과일 드레싱 샐러드는 풍미를 더했다. 부드러운 밀전병과 채소들을 맛있게 조화 시킨 칠전병 또한 일품이었다. 비트, 시금치, 호박, 흑임자로 색깔을 낸 후 앙징스럽게 자리잡은 밀전병 주위에는 동그란 모양의 작은 몸짓을 짓고 있는 식재료들의 그만의 색깔을 간직하고 있었다. 맛을 더하기 위한 매콤 알싸한 겨자소스는 기본이다. 홍 사장의 설명을 듣다보니 밀전병을 한 점 펼쳐서 먹기가 아까울 정도다.
▲ 홍어무침.
▲ 칠전병.
"밀전병은 서로 붙지 않게 잣 가루를 묻힙니다. 곁들여지는 오이, 황백 지단, 당근, 표고, 우엉 등 식재료 본연의 색을 살렸습니다."

그가 말하는 자연의 색깔은 고객들의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이것은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미감이다. 레시피 중 파래와 연근을 이겨 만든 전과 녹두전의 조화, 개성식 탕평채, 오이와 당근으로 색깔을 입힌 대합찜, 무를 넣어 식감이 그대로 살아나는 홍어 무침, 들깨소스 우엉잡채, 제철에 맞는 반찬들이 어우러진 영양밥상 역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잔치상을 받는 기분이다. 최효정 팀장은 이 느낌에 동의했다.

"정성이 담긴 음식들이라 손님들이 좋아합니다. 인공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몸이 가볍다고 하는 분들이 다시 찾고 있습니다. 홍익대 근처라 건강을 생각하는 젊은 층들도 많이 찾습니다."

식탁 주위를 분주히 오고가던 이지하 매니저도 이 말에 대해 공감했다. 고객관리, 매장관리, 음식설명, 서빙을 하고 있는 그의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초기부터 좋은 밥상으로 세상을 살리는 '문향'의 정신에 동의했던 그였다.

"이 정신으로 하다 보니 보람이 있습니다. 세상에 먹을 것은 점점 풍요롭게 늘어 가는데 반해 건강한 먹거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잖아요. 여기서 확실한 음식을 팔 수 있어 좋습니다."

그렇다고 주방의 역할을 빼 놓을 수 없다. 반찬을 만드는 조리사만 4명이 있을 정도다. 이들은 주방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식사를 하면서 계절 중 봄이 제일 설렌다는 장혜원 주방장의 음식에 대한 소신을 들어보았다.

"저희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어머니 정이 그립고 어머니 손맛이 그리운 분들입니다. 찾아 오시는 손님들에게 정성껏 대접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땅기운을 받고 나온 봄 나물들을 볼 때 손님들을 위해 어떤 요리를 만들 것인가를 연구합니다. 먹거리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건강한 음식으로 연결시키려고 합니다."

식사를 한 후 카운터 옆에 놓여진 식재료들에 관심을 가져 보았다. 고창 심원마을 복분자, 고흥반도 유자쨈·유자차, 쑥 효소 원액, 매실 장아찌, 굴비 장아찌, 참기름, 들기름, 부각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불교여성회 전국조직망을 이용한 지역 특산물들이었다. 유기농 식자재 공급회사(주)하이올(High Organic)에서는 엄선된 원재료를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직접 또는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다. 홍 사장은 지역특산물 판매가 활성화되기를 염원했다.

"원불교여성회에서 첫 단계로 낸 찻집 문향재의 호응이 좋아 건강한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하이올을 차렸습니다. 소규모 공급밖에 못하지만 이 회사도 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6개월의 인테리어 과정을 거친 후 유기농 농산물도 소개할 겸 밥상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현재 문향 한정식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은 호의적입니다. 툭 트인 열린 공간에 매력을 느끼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이익금은 (사)한울안운동이 펼치고 있는 아프리카 돕기, 결혼이민자 여성 우리말 대회, 이모되기운동, 입양청년 모국방문 등 공익사업에 쓰여진다. 건물을 사진 찍기 위해 문을 열고 나오니 건강한 밥상 보급과 공익사업을 지향하는 문향의 간판에 햇살이 가득 비쳤다.

개성식 탕평채 레시피
봄이오면 나른한 기운을 없애고자 새콤달콤 하게 무쳐먹는 개성식탕평채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1. 재료 및 분량

묵70g, 숙주나물30g, 쇠고기20g, 돌미나리30g, 무채나물과 건살구25g, 계란지단2g, 딸기, 소금·참기름·후추가루 약간

2. 만드는 법

① 청포묵 채 썰기
② 숙주나물 거두절미하고 끓는 물에 데쳐낸다
③ 미나리도 다듬어 각 각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낸다
④ 무와 건살구는 채를 썰어서 함께 볶아넣는다.
⑤ 1 2 3 각각 간을 해서 그릇에 담고 김가루 위에 계란지단을 고명으로 얹는다
⑥ 딸기로 마지막 장식을 한다.

찾아가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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