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종법사는 오는 6월8일부터 22일까지 15일간 모스크바교당 순방 길에 오를 예정이다.

원기95년 6월에 유럽 순방과 지난 해 10월 미주 순방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순방이다. 프랑스와 독일을 둘러보면서 서구에서의 동양종교에 대한 교화 가능성을 감지하였고, 미주에서 원다르마센터의 설립을 계기로 원불교의 세계화에 한 걸음 크게 전진했음을 내외에 각인 시켰다. 이번 모스크바교당 순방에는 여러 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봉찬 지표에 나타난 세계주세교단으로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세계교화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거점이 되는 모스크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이다. 더구나 북방교화를 염두에 둔다면 동유럽의 중심인 모스크바를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모스크바교당은 교화를 시작하기 전에 뉴욕 교당에 근무하는 백상원·한은숙 교무를 겸직 발령하여 5차례의 사전답사를 통해 현지 실정을 파악하고 교단 진출의 방향을 설정한 해외교화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이 사전답사에서 고려인의 민족 언어인 한글을 가르치는 학교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제안에 현지의 반응이 좋은 것을 계기로 원기76년 종교법인 설립 인가를 얻고, 이어 사회법인 한국문화원 '맥'을 인가 받아 교화의 저변을 넓혀나갔다. 모스크바의 한국학교는 한국의 문화를 러시아에 전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냈고 한민족민속큰잔치는 한국과 러시아의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해냈다. 한국학교의 활동으로 세종학당의 운영권을 확보하여 모스크바교당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한·러 문화교류의 중심에 있는 원광세종학당의 활동을 격려하고 20여 년을 지속해 온 민속큰잔치를 축하하며 양국간 종교·문화교류를 증진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러시아는 오랜 기간 문화·정치·경제의 강대국으로 자처해왔기 때문에 민족적 자존감이 강하다. 학계에 아시아 불교 연구의 열풍이 불고있는 점을 감안하여 원불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학문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교회의 지도자와 만남은 동양의 작은 종단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다.

모스크바에 원불교법인설립 20주년을 맞이하여 교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신앙심과 공부심을 진작시키는 일도 지나칠 수 없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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