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공연을 같이하는 배우중에 노래를 상당히 잘 하는 여배우가 있었다. 공연을 준비하며 친해지는 과정에서 나는 그녀가 상당히 열성적인 개신교의 신도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가는 곳마다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신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나는 교회 사람들과는 종교이야기를 해봐야 피곤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지만 나는 그녀와의 대화도중 그녀가 신학대 성악과를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학대 성악과를 나와서 뮤지컬을 한다? 난 이런 사람을 처음 만났다. 그녀는 앞으로 교회쪽의 음악 작업이나 작품을 평생 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교회에서의 신앙심을 통해 키운 재능을 교회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원불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물론 원광대학교 안에 예술대학이 조그맣게 있긴 하지만 배우를 양성할 만한 교육과는 없는데 배우를 만들만한 과가 하나 생기면 어떨까 싶다.

앞으로도 배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을테고 원광대학교의 이름으로 그들을 지원해주고 신앙심 있는 배우들을 잘 챙기고 하면 결국 우리 원불교에 큰 은혜가 돌아오지 않을까.

내가 지금까지 대학로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원불교 다닌다는 사람을 딱 한 명 봤다. 그것도 스텝하는 여자아이 였는데 그녀도 할머니를 모시고 가끔 교당에 갈 뿐이라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대학로에 있는 배우들 중 우리 원불교 교도도 꽤나 많을 것 같은데 이들을 연결해 주는 어떤 끈이 없으니까 만나도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지 않으면 원불교를 다니는지 교회를 다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원불교 교도는 숫자가 적은만큼 사회에서 만나면 반가움이 더 큰데, 만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로도 원광대학교에 배우학과 신설은 좋은 구실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이래저래 친목을 도모하다가 원불교 작품을 할 때는 스케쥴을 맞춰서 모여서 작품을 하다보면 일반 교도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고, 서로간의 연결고리도 튼튼해질 것 같다.

요새 차인표가 교회를 다니며 기부와 자선으로 교회의 이미지에 큰 역할을 하듯 원불교에도 스타 한 명이 나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아직까지 사은님이 그런 역할은 아무에게도 안 주셨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없는 것은 아니고 분명 앞으로는 우리 원불교에 대한 신심도 깊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을 만한 스타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가장 먼저 될 것 같다.) 그렇게 희망적으로 난 생각한다.

스타는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도 크지만 작품은 그 작품을 본 사람의 마음에 침투하여 그도 모르게 그의 무의식에 영향을 미쳐 그의 인생을 바꿔놓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이런 마음의 힘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문화적으로 교화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면 이런 것들이 우리 원불교에 하루빨리 뿌리 내리게 할 수 있을지 부지런히 연구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지금 우리에게 이런 씨앗이 빈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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