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장하는 동안 주위 분들로부터 "덕을 많이 쌓아라"는 가르침을 많이 받으며 살아왔다.

보통 덕이라 하면 도덕적이고 윤리적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인격적 능력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행도유득(行道有得)은 도를 행하여 얻음이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즉, 덕(德)이란 행동이 중요하므로 행(行)과 같은 뜻으로 행(行)의 반쪽을 붙여서 덕(德)이란 글자를 만든 것이다. 행동 하나 하나가 남에게 모범이 될만할 때 '덕 있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인도품 2장에서는 덕에 대하여 '덕은 도를 행하여 나타나는 은혜'라는 새로운 해석을 해주고 있다. 이는 과거의 자기 완성적인 심성 관리에 국한하던 전통적인 덕의 해석을 넓고 깊게 완성해 주셨다고 볼 수 있다. 어느 곳 어느 일을 막론하고 바른 도를 실천함으로 얻어지는 결과를 덕(恩惠)이라고 지도해 주신 해석을 눈여겨 보자.

하늘, 땅, 사람이 도를 행하면 하늘, 땅, 사람의 은혜가 나타나서 천만 가지 도를 따라 천만 가지 덕이 화한다. 인도 즉, 부모 자녀, 상하, 부부, 붕우, 동포 사이의 도를 행하면 덕이 나타난다고 밝히셨다. 덕이 나타남은 서로간에 은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도는 인간에게만 행해지는 것이 아닌 천지만물과 삼라만상의 천만경계에 다 적용되는 것이다. 송대의 선승들이 남긴 교훈300여 편을 모은 〈선림보훈〉에 보면 아름답기로는 덕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다고 한다.

대종사님의 덕은 아름다움에 더하여 일반화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보편화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실용적인 덕이다.

덕 중에 제일 큰 덕은 유무 초월, 생사 해탈, 인과 통달로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한 가지 극락에 안주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큰 도(道)인 불생 불멸의 진리를 깨쳐 힘을 얻으면 생사 해탈의 은혜를 얻고,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쳐 행하면 인과에 통달하는 은혜를 얻는다. 큰 덕은 덕을 베풀고도 베풀었다는 상이 없는 덕이다. 나를 앞세우고, 상을 가지게 되면 덕과 거리가 멀어진다. 또 심성만 온유 선량하고 시비에 어두우면 참 덕이 아니다. 무엇보다 삼학에 바탕하여 자신을 완성해서 사은 사요를 실천하면 그에 따라 나와 남을 모두 성불제중의 길에 들게 한다. 일체 중생을 극락에 안주하게 하는 가장 큰 덕을 실현하는 것은 그야말로 완벽한 교화로서 현대의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의 세상을 은혜롭게 바꿀 것이다.

끝까지 중생을 제도하려는 서원으로 오직 은혜가 나타나는 교화 현장을 만드는 것은 큰 덕을 배운 우리의 몫이다.

<전 영산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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