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법신불 시대, 대종사는 어떤 성자?

대각개교절 법잔치 일환으로 이뤄진 교리강습에서 김복환 원로교무(종사)는 〈정전〉의 '사요'를 설법했다. 김 원로교무는 4월26일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진행된 설법에 앞서 법장을 힘있게 3번 치며 승좌설법의 예를 갖췄다.

평생의 화두

그는 원광여자고등학교에 근무하던 20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오랜 출가생활의 화두가 된 기연을 내비쳤다.

"6·1대재를 맞아 대종사 성탑을 참배하고 송대를 거닐고 있었다. 그때 대산상사님이 종법사위에 오르기 전에 송대에 주석했다."

그가 송대에서 인사를 올렸더니 대산상사가 "대종사님을 어떤 성자이시냐"라고 질문을 했다. 그는 "무엇이다라고 말할수 없어서 가만히 있었다"고 했다. 이어 대산상사는 "국가적으로나 교단적으로 스승이라고 일컬을 만한 지성이 몇 분이나 있느냐? 세계적인 지성이라고 불릴 사람이 누구 누구라고 생각 되느냐"는 질문을 계속 던졌다. 그는 "그때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 평생 50년이 넘도록 화두가 됐다"고 밝혔다. '대종사는 어떤 성자이신가? 원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원불교 교역자 중에서 세계적인 지성을 갖춘 사람은 몇사람이나 될까?'를 끊임없이 궁글렸다.

신앙과 수행의 혁명

그는 "지금은 일대 문명의 대전환하는 시대다. 천지개벽의 시대라고 한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도덕문명이 발전하는 시대다. 인류문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사회가 엄청나게 변화되고 있다"고 현대 문명을 먼저 진단했다.

예전의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민주화사회에서 정보화와 세계화, 다원화 사회로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음을 직시했다. 그는 "이제는 초정밀, 초고속 가상시대는 물론 하나의 시대이며 투명한 시대이다. 특히 테크놀로지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모든 것을 연계하며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시대에 소태산대종사는 주세불로 오신 성자다. 지금 시대는 법신불의 시대다. 법신불의 특성을 일원상 진리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일원의 내역은 사은이며 사은의 내역은 우주만유로써, 모두가 부처아님이 없음을 밝혀줬다. 신앙과 수행의 혁명이다"고 피력했다.

사요(四要)는 해야하는 의무 성격

하지만 인류문명 사회가 산업화와 정보화로 환경, 윤리, 인간성 등이 파괴되고 있음을 부작용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금 세계적으로 지구촌의 99%가 아우성을 치고 있다. 선거철 마다 바꿔보자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분노하는 시민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1%에 해당하는 기득권의 자산이 세계자산의 5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시대를 혜안으로 바라보고 대종사님이 그 해법으로 사요를 내놓으셨다"며 "사요는 인간사회 불공이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사요(四要)의 '요(要)'자는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의무의 성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상 수행의 요법(要法)과 인생의 요도(要道)와 공부의 요도(要道)도 그와 같은 맥락임을 제시했다.

그는 대종사가 교법을 자신만만하게 천하의 큰 도라고 밝힌 법문을 인거했다.

"한 제자가 대종사님께 '어떤 것이 큰 도라 이르나이까'라고 물었다. 대종사는 천하 사람이 다 행할 수 있는 것은 천하의 큰 도요, 적은 수만 행할 수 있는 것은 작은 도라 이르나니, 그러므로 우리의 일원 종지와 사은사요와 삼학팔조는 온 천하 사람이 다 알아야 하고 다 실행할 수 있으므로 천하의 큰도가 되나니라."

자기 실력이 자력양성

참석자들에게 그는 "지구촌 70억 인구의 최고 소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우리는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일원상과 같은 마음 부처님이기 때문이다"며 이어서 "그런데 왜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가. 또한 행복하기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자유다. 행복은 자유와 함께 할 때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대종사님께서는 수도인이 구하는 바는 마음을 알아서 마음의 자유를 얻자는 것이며 생사의 원리를 알아서 생사를 초월하자는 것이며, 죄복의 이치를 알아서 죄복을 임의로 하자는 것이다"라는 법문을 통해 마음을 해갈시켰다.

우리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향유하지 못하는것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제시했다.

"교도는 4종의무가 있듯이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와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가 의무다. 대종사님이 교법을 내놓은 것은 인류에게 행복을 주기 위함이다. 대자대비의 포부다. 원불교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는 "대종사님의 대각일성은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데 생멸없는 도와 인과보응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도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이것은 성리소식이다. 우주만유가 한 몸이며 한 삶이다. 우리가 교화대불공과 자신성업봉찬을 하는 것도 깨어나기 위함이다. 대종사님은 불법을 혁신하신 성자라고 생각했는데 인류문명을 통째로 혁명하신 성자이시다"고 강조했다.

사요 중 '자력양성'을 언급한 뒤 "지금까지 인류는 혼란 속에서도 성장을 향해 달려왔다. 진급하고 있다. 이제 성장에서 성숙하는 공동체로 만들어가고 있다. 진리의 세계에서 성숙한다는 것은 실력없이는 못사는 자력양성의 시대를 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기 실력이 없으면 주권을 빼앗긴다. 그러므로 소태산대종사는 자력을 공부삼아 양성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무자력자를 보호하는 인권평등은 물론 정신의 자주력, 육신의 자활력, 경제의 자립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사회

지자본위에 대해 "이제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못사는 사회다. 지식이 기반되는 사회다. 지식의 수명은 평생교육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공부해야 정체가 되지 않는다"며 "지자본위의 조목으로 솔성의 도와 인사의 덕행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이요, 모든 정사와 생활에 대한 지식, 학문과 기술, 기타 모든 상식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라"고 말했다.

〈정전〉 솔성요론1~5조는 배움에 대해 언급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소태산대종사는 배움을 많이 강조한 것이다. 21세기는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각인시킨 것이다. 결국 지자(智者)가 성자가 되는 시대를 제시하고 있다"고 일깨웠다.

그는 "교화는 아무나 하는것이 아니다. 종합적인 삶의 질이 필요하다. 교화대불공을 위해 노력하지만 죽기 살기로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우리만 좋다고 하고 우리만 최고다고 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고 충언했다.

"교육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다"고 말한 그는 "우리나라는 교육으로 기적을 만든 역사다. 하지만 교육의 폐단이 나오고 있다. 학생들에게 경쟁을 부추기니까 왕따, 자살 등 교육의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살과 이혼 등 도덕성이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다양한 교육의 콘텐츠를 염두하고 연구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책임이다. 이것이 사리연구이고 교리 연구다"고 말했다. 인재양성인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교육의 내용을 어떻게 할것인가. 교육과 교화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대종사께서는 앞으로 심전계발의 전문가를 찾게 될 것이니 준비를 하라고 말씀했다"며 "100년성업의 이슈로 마음공부를 추진하고 있다. 원광대학교의 마음인문학만 가지고는 안된다. 세계 영성 문제에 우리가 앞서간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위기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교육의 내용과 인재 키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사요는 인권·지식·교육·생활평등을 이룰 때 인류가 참문명의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될 것을 예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단적으로 재가 공도자를 어떻게 숭배할 것인가를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공도자가 많이 나올 것이다"며 "수도원에서 많은 분들의 은혜속에 감사 무량, 행복 무량, 미안 무량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감사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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