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당귀(왼쪽)의 잎들이 붙는 가운데는 자주색무늬가 없는데, 개당귀=지리강활(오른쪽)의 잎들이 붙는 가운데는 자주색무늬가 있다.
▲ 참당귀(왼쪽) 잎은 작은잎들 사이가 날개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개당귀=지리강활(오른쪽) 잎은 작은잎들 사이가 떨어져 있다.
당귀라는 한약재는 보혈작용을 하고, 활혈(거어)·조경(지통)작용을 하며 건조한 것을 윤택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이런 효과를 가진 '당귀(當歸)'라는 약재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옛날 어느 마을 근처에 매우 높고 험한 산이 있었는데, 그 산에는 수많은 약초가 있었지만 또한 매우 거친 맹수들이 많이 있었다. 동네 청년들이 모여서 "우리 누구의 담력이 가장 센가 내기를 한번 해보자. 그 산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가서 3년 뒤에 돌아오는 사람이 가장 담력이 센 대장으로 결정하자"라고 했다. 여러 청년들이 산을 향해 떠났고, 그 중 한 청년도 어머니와 아내가 결사코 반대했으나 그 청년의 결심을 꺾을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무섭고 힘들어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그 청년은 3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3년이라는 긴 세월을 눈물로 보낸 그의 부인은 3년이 지나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피가 마르고 몸이 쇠약해졌으며 생리도 끊기고 부인병도 생겼다. 다시 반년이 흐르고, 그래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는걸 보니 산에서 무슨 변을 당한 것 같구나. 얘야~ 너는 아직 젊고 수많은 날이 있으니 늙기 전에 재가를 하도록 하거라" 라고 했다. 며느리는 거절을 하였으나 거듭된 시어머니의 권유로, 몸을 조금 회복한 후에 이웃마을로 재가를 하였다. 재가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청년이 산에서 돌아왔다. 그런데 어머니만 계시고 아내는 보이지 않기에 어머니께 여쭈어보니 "네가 하도 돌아오지 않아 죽은줄로만 알고 내가 재가를 시켰다"라고 했다. 눈물로 지새던 남편이, 결국 마을사람을 시켜 재가한 아내에게 자신이 돌아왔단 소식을 전했는데, 아내는 재가한 몸이라 어쩔 도리가 없었고, 남편을 그리며 눈물로 밤을 지새다가 다시 예전처럼 몸이 안 좋아지고 부인병도 도지게 되었는데, 온갖 치료를 다 해보아도 효과가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전 남편은 자신이 험한 산에서 구한 약초를 부인에게 전해 주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약초를 먹고 부인의 증세가 호전이 되기 시작했다.

새 남편도 모든 사실은 전해 들었고 아내가 전 남편만을 그린다는 것을 알았기에, 아내를 전 남편에게 보내주었다.

그래서 그 약초는, '남편이 당연히 돌아온다' '아내가 당연히 돌아온다' 라는 뜻의 '마땅할 당(當)', '돌아올 귀(歸)'자를 써서 '당귀(當歸)'라고 부르게 됐다.

그래서 그 이후에도, 남편이 전쟁터에 나가거나 하면, 부인들은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면서 당귀라는 약초를 품속에 지니고 있었다는 얘기도 함께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런 효능이 있어 한약으로 활용빈도가 높은 당귀는, 일반인들도 차로 달여 마시거나 잎을 쌈으로 먹거나 술을 담거나 한다. 그러나 당귀를 사용함에 있어서 주의할 점이 있다.

당귀는 윤활(潤滑)한 약이므로, 얼굴빛이나 입술에 핏기가 없거나 혀의 색이 옅고 어둡거나, 눈꺼풀을 뒤집어 보았을때 하얀색을 띄거나 주먹을 쥐었을때 손톱이 핑크빛이 없고 하얗거나, 대변이 굳거나, 피부나 머리카락이 푸석하고 건조한 상태에 써야 한다. 반대로 혈색이 붉거나 얼굴이나 피부가 반들반들 윤기·기름이 가득하거나, 설사를 하거나, 몸에 습(濕)과 담(痰)이 꽉 찬 사람에게는 써서는 안된다.

그리고 산행을 하다보면, 당귀를 잘못 먹고 인명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개당귀라고 하는 지리강활을 당귀인줄 알고 잘못 섭취하여 나타나는 경우다. 개당귀(지리강활)는 독성이 매우 강해서, 잎이나 뿌리를 나물이나 약으로 먹으면 큰일난다. 꼭 주의해야 한다.
▲ 김경용

세종한의원(안양) 원장


자료제공/한방건강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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