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종합계획 선행
문화 장엄 필요
교정원, 현장과소통

영산성지는 원불교 근원성지다. 대종사 십상 중 7상을 나툰 곳으로 교단 창립정신이 스며있는 원불교 제1성지다. 해마다 많은 순례객을 맞으며 교화에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영산성지는 체계적인 정비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순례객들이 성자의 혼을 체받고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몇 년간 영산성지 장엄사업이 원불교100년성업회 하나의 과제로 선정되며 성지 장엄사업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추진된 사업을 보면 원기94년 원불교 창립관을 개관하고 원기95년 1차 영산원 보수공사를 마쳤다. 원기96년에는 영산원 주변정비 및 우물터 복원작업, 보존구역내 배수로 및 축대 정비작업, 보존건물들과 어울리지 않는 불법건축물 철거작업, 보존구역내 순례로 조성 등 기반 정비공사로 면모를 일신했다. 이와함께 영산대각전이 국가 등록문화제 481호로 지정됐다.

올해부터는 대각비 조성 및 주변정리 사업, 법인성사 및 방언공사 기념비 조성, 사적지 안내표지석 설치, 스토리텔링 및 성지 안내체계 확립, 영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 등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게 된다. 이런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성적지를 중심으로 한 1차 계획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이런 성지 장엄사업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영산성지는 여느 성지와 달리 곳곳이 그리고 모두가 성적지이고 대종사와 선진들의 혼이 어려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만큼 보는 눈도 많고 바라는 바도 많다. 때문에 현장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전무하다"며 "먼저 전체적이고 장구한 성지 장엄 종합계획이 세워져야 그에 맞춰 퍼즐 맞추듯이 장엄사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두 해에 뚝딱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밑그림에 맞춰 수십년 수백년을 두고 하나씩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100년을 기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영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 영산성지 스토리텔링 작업 등 사업은 마음공부 세계화와 영산성지의 가치와 의미를 이 시대 대중들과 공유하는 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장엄사업이다.

그러나 원100성업에 맞춰 진행되는 성지 장엄사업이 100년성업만을 위한 장엄인지 아니면 먼 미래를 바라보고 하는 장엄인지, 교단 창립정신을 담아내기 위한 장엄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칫 보여 주기식 장엄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장엄사업은 하드웨어적인 장엄에 비중이 실렸다. 하드웨어적인 장엄도 필요하지만 거기에 어떤 색깔의 옷을 입힐까도 고려해야 한다. 문화적인 장엄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영산성지에서는 천여래등 점등식과 같은 문화행사가 이뤄지지만 아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물질적인 장엄과 함께 정신적이고 문화적인 장엄이 이뤄져 성지가 단지 둘러보는 성지가 아니라 신앙과 수행을 체험할 수 있고 교단 창립정신을 정신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진정한 원불교 근원성지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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