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 연구자 절대 부족
교화연구소와의 협력 강조
교정원, 현장과소통

원불교사상연구원(원장 정세현)은 원광대학교 교책(敎策) 연구기관으로서 원불교 사상의 심층적 연구 및 정립과 교학의 확산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1974년 설립된 연구원은 다음 해부터 〈원불교사상〉이라는 학술지를 매년 발행해 왔고, 원기89년에는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로 이름을 바꿔 게재하고 있다.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로 확대 게재되면서 종교학과 비교종교학, 인접학문 등 여타의 학문전공자들에게 문호가 크게 열려 교학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는 평이다. 그러면서 이 학술지는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지로 선정돼 매년 평가를 받으며 교학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학술지 지원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되는 경사도 맞았다. 이 지원사업은 우수한 학술지 발간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행비를 보조해 주는 제도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술대회지원사업'에 선정돼 교학의 학문적 깊이를 더하게 됐다.

더욱 큰 성과는 2010년 인문한국 지원사업에서 '마음인문학'의 아젠다가 선정돼 향후 10년간 75억원(대학자체 37억 원 조달 조건)을 지원받게 되면서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마음공부에 대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접근과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한 교리적 적용이 가능해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연구원이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전국 4년제 대학 부설연구소 4075곳의 연구력을 지수로 평가한 결과 인문계열(인문학, 사회과학, 예술체육학, 복합학)에서 상위 6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광수 부원장은 "연구력 지수 상위6위에 오른 데에는 대학본부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며 "교책연구원으로 활동비, 연구인력 등을 지원했고 무엇보다 한국연구재단 학술등재후보지 선정에 큰 힘이 되어 줘 가능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원 산하에는 마음인문학연구소와 종교문제연구소가 있고, 해외포교연구소는 정역원으로 이관돼 흡수통합됐다. 연구원은 비상근 원장, 부원장, 사무국장과 책임연구원 2명이 있고, 마음인문학연구소에는 HK교수와 HK연구교수 8명, 박사학위 9명, 석·박사과정 연구원 1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럼에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원불교학을 전공한 출가자 위주의 학계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학문은 재가 출가교도를 뛰어넘어 학술적 성과에 바탕한다는 점에서 재가 연구자와 출가 연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공분야 연구자의 성과가 적다는 것은 교학의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출가 전공자는 많으나 학술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시할 부분이다. 또한 호남학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지역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이에 교학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연구자들의 지역집중도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다.

과제에 대해 고원국 사무국장은 "그동안 연구원은 핵심인사들의 비상근이 관행처럼 되어 왔다. 이제는 상근체제로 전환해 온전히 원불교학의 연구교수로만 전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외부(한국연구재단 등)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아 연구원의 발전을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교단 내의 원불교정책연구소나 교화연구소와의 연구협력을 강하게 주장했다. 교단 내 연구소가 영세하고 전문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에서 연구원과의 연구협력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효율적인 인사배치와 정책공조를 언급했다. MOU를 체결하고 업무의 효율화와 연구원의 적극적인 활용, 정책개발을 함께 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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