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심은 저부터 변화 시켰습니다"
일원상서원문 100독, 상시일기는 기본
고객과 주위 인연들에게 성심으로 불공

공부심으로 생활한다는 교도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어떤 방법으로 교법을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동마산교당 소법당에 도착해 그를 기다리는 동안에 그의 모습을 어렴풋이 그려보았다. 시간에 맞춰 도착한 김혜선(47)교도의 밝은 미소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그는 지체없이 법신불 전에 예를 올린 후 교자상 앞에 앉았다. 그는 먼저 원망심을 극복했던 내용들을 소개했다. 기도생활을 통해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감사심을 재발견했던 것이다.

"2006년 5월 암 수술을 받은 후 섭섭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열심히 살았던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몸이 아프면서 원망심이 괜히 일어났습니다. 그때 시어머님보다 신랑이 제일 미웠습니다. 교무님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했죠. 그러다 이듬해 허정지 교무님과 새해 50일 기도를 시작하면서 공부심이 되살아 났습니다."

그는 허 교무로부터 혜택을 받은 많은 교도 중의 한 사람이라고 자랑삼아 이야기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도는 그의 감사생활을 더 풍부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날 때부터 교당에서 선을 하기 전까지 '감사합니다'를 속으로 되뇌인다. 목표치인 500독은 금방이다.

"4년 전부터 매일 좌선에 들어가기 전에 '감사합니다'를 100독합니다. '감사합니다'는 마음을 추어잡는데 도움을 줍니다. 선과 기도 후에는 절 수행을 합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탐진치의 껍질이 벗겨지는 느낌을 갖습니다. 이것은 이 생활을 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그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원상서원문 100독을 공부삼아 암송하고 있다. 오전 출근하기 전부터 시작된 일원상서원문 암송은 회사 엘리베이터와 출장 가는 자동차 안에서도 계속된다.

"일원상서원문 암송을 하다보면 다른 잡념이 생길 여지가 없습니다. 오로지 집중을 하다보니 일에 대한 능률도 향상됩니다. 하루 하루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마음도 편안해졌고 감사할 일도 더 많아졌습니다."

이외에도 상시일기와 교전쓰기는 기본이다. 대산종사가 교단100주년을 앞두고 내놓은 대적공실 법문을 외우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가 회사 일과 가정 일을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와 올해는 저 혼자 바쁘게 생활한 것 같아요. 회사일과 아울러 가정을 살피는 것에 충실히 했습니다. 이렇게 생활하다 보니 모든 일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감사함을 체험하게 됐습니다."

이런 감사함이 얼굴에 드러나는가 보다. 살도 빠지고 얼굴이 좋아지니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그동안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고객들에게 입교를 권장했다. 대한생명 보험설계사(FP)로 출발하여 현재, 고객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고객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고객들을 정성껏 응대한 결과다. 그는 이들을 교당과 연결시키기 위해 불공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100여 명 이상 되는 고객들을 컨설팅하고 관리하다 보면 고객 방문 등 할 일이 많습니다. 10년 이상 이 일에 종사하다 보니 고객들과 격이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그 고객들의 물건을 교당에 가져와 팔기도 하고 교당 봉공회 물건들을 고객들에게 팔기도 했습니다. 저는 고객들에게 정성스런 마음으로 대했지만 고객들은 오히려 교법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그의 하루는 짧기만 하다. 퇴근 후 가정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크다. 몇 년동안 그의 회사생활과 가정생활을 눈여겨 보아오던 남편도 감응했다. 남편 역시 감사생활에 자연스럽게 동참했다. 오히려 그에게 힘이 되고 있다. 그의 변화가 남편의 생활을 변화시킨 것이다. 여기에는 신앙생활도 포함된다.

"제가 열심히 생활하는 것을 보고 남편의 생활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법회에 잘 나오고 있으니까요. 남편이 저에 대해 인정을 많이 해 줍니다. 같이 교도가 되다보니 대화가 잘 이뤄질 수 있어 보람됩니다."

그의 말에서 참된 신앙인의 자세를 읽을 수 있었다. 한때의 힘든 경계가 오히려 그를 감사생활 도우미로 성숙시켜 놓은지도 모른다. 바깥 화단에는 탐스럽게 피어난 꽃들이 우아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