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자기만의 생각을 떠나 처지를 바꾸어 상대의 위치에서 생각해 보면 일이 훨씬 손쉽게 풀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인도품 12장 말씀은 나와 남의 간격없이 서로 감화 얻는 공식으로 내 마음을 미루어 남의 마음을 생각하는 법을 내주셨다.

"내 마음에 섭섭하거든 나는 남에게 그리 말고 내 마음에 만족하거든 나도 남에게 그리하라"고 하심으로써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확대시켜 남과 공감하고 남을 이해하므로써 소통과 배려의 문화를 전개 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하셨다.

우연한 기회에,'타인과의 관계중에 가장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조사해 본적이 있는데 대다수가 '상대방으로부터 무시 당하는것,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들었다. 누구나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나 비난을 당했을 때 그 마음이 몹시 상하고 섭섭하고 억울하기조차 하다는 것이다. 이때가 바로 내가 못 당할 일은 남도 못 당하리란 생각을 확고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마음공부하는 우리들에게는 '내 마음을 미루어 남의 마음을 생각하는 연습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지? 알았으면 어떻게 해야 실천이 잘될 것인지?'가 중요하다.

마음을 챙겨야 싫어하고 좋아하는 나의 마음을 가감 없이 읽게 되고, 상대방의 잘못이나 잘하는 점이 나로 하여금 귀중한 경전이 된다. 그러면 선악이 개오사(善惡皆吾師)라 하듯이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나쁜 것은 나쁜 대로 스승 삼을 뿐 비난의 화살을 되돌리지 않게 된다. 상대방의 결점이 보이는 것은 나에게도 그런 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겸허함을 가져야 한다.

타인이 나에게 하는 싫어하는 일은 그치고 좋아하는 심신작용을 하기 위해서 심신간 약간의 자기 희생이 따라야 한다. 자기 희생없이 남을 즐겁게 할 수 없다.

인과의 원리에 의해 희생이란 나의 괴로움에 그치지 않는다. 상대방이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 그것이 나의 즐거움으로 변화하는 단계가 반드시 온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서로 감화 얻는 공식이기도 하다.

결국은 자기 마음에 하기 싫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자유자재 할 수 있어야 법문 실천이 가능하다.

대종사님께서는 오래 오래 공부하라 하셨으니 운동선수가 개인기를 얻기 위해 끊임 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연습하듯이 우리도 12장 말씀을 통해 내 마음을 보는 개인기, 내 마음을 미루어 남을 보는 개인기, 희생하는 배려와 공감하는 개인기를 꾸준히 연습하여 마음 올림픽의 금메달 리스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 영산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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