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예절 보급이 필요합니다"

미륵산이 바라보이는 익산면 석남리에 자리잡은 연화산방. 23,100㎡의 넓은 뜰에는 연방죽과 한옥으로 꾸민 문화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내방객들을 위한 소담스런 생활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13년째 이곳을 가꾸어온 남중교당 유보연(61)교도의 정성이 이룬 결실이다.

"연방죽은 가느다란 백련 3촉으로 시작됐다. 10여년전 판소리 공연을 하고 받은 대가였다. 여기서 생산되는 백련차는 들차회 등 찻자리에 많이 쓰인다. 문화공간은 필요한 예인들이 활용하고 있다."

예능에 조예가 깊은 그가 차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진 것은 1987년 부터다. 한국차문화협회 전북지부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참여해 차 예절을 익히면서 차의 맛과 향을 알게 됐다. 그러다 1993년 전문사범인 규방다례 이수자가 됐다. 이 시기에 원광대 평생교육원에서 차예절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

"처음 차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동호인들 끼리 차를 마시는 정도였다. 모임의 횟수가 잦아질수록 차에 대해 점차 매력을 느꼈다. 서울에서 전문사범 자격을 취득하면서 본격적인 차 생활을 하게 됐다. 이 이후 다례원을 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는 그 이후 낭산다례원에서 1년 과정인 차예절지도사 양성은 물론 오랫동안 찻자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늘 흥겨워한다. 찻자리 준비 과정의 힘겨움을 판소리 한 대목으로 삭여내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의 한 대목은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한다.

"판소리는 1987년 익산에서 교습소를 열었던 장녹원 선생에게 취미로 배웠다. 1989년 남편(원광대 윤석화 교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2년 동안 생활한 후 1991년 전북도립국악원에서 소리의 참 맛을 익혔다. 1993년 원불교여성회 봉사활동을 하면서 불렀던 민요를 통해 판소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늦깍이로 원광대 대학원에서 판소리를 전공하기도 했다. "

그의 차 생활과 판소리는 지난해 까지 주관했던 솜리, 낭산 연꽃축제의 기반이 됐다. 매년 7월 첫째주 토요일에 열린 행사는 전국에서 모인 내방객들로 인해 축제의 장이 됐다.

"외지에서 낭산 연꽃 축제에 많이 참석했다. 자연스럽게 이런 공간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이 자리에 지역주민들을 초대해 명창들의 판소리와 포퍼먼스 공연을 했다. 기본적으로는 전국 차인들을 대상으로 찻자리를 마련해 각 회원들간의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이 공간에서 찻자리를 한 것이 자랑스럽다."

그러면서 그는 청소년들에게 차 예절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얼마 전 낭산다례원을 방문한 용성초등학교 전체 학생들이 차 예절을 체험하면서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본 것이다.

"청소년들이 차를 하면 마음이 많이 다스려 진다. 요즘 같이 동적인 세상에 정적인 문화를 가르쳐야 한다. 차 예절은 커나가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차 예절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청소년 시절부터 차 생활을 하다보면 공부와 일에 있어서 집중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바람은 낭산다례원 차예절 지도사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원광대 대학원 한국문화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의 에너지는 차예절 보급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 생활을 하다보면 명선(茗禪)의 의미를 알게 된다. 다선일체(茶禪一體)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그러므로 청소년 뿐 아리라 일반인들도 차 생활이 필요하다."

잠시 후 그가 따라준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차 예절에 대한 그의 열정을 알게 됐다. 기쁜 하루였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