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선발 면접관

육군부사관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한가지 중요한 한가지 일이 더 생겼다. 부사관으로 선발 되려면 1차 서류전형을 거친후 체력 검정과 2차 면접을 통하여 선발이 된다. 이 선발과정에 하나라도 탈락된다면 일단은 선발에서 제외된다. 매달 약 500여 명의 부사관들이 선발되는데 그 지원자가 많다.

그 중에 2차 면접에서는 1·2면접으로 나뉘는데 2면접에서는 인성면접을 보게된다. 이 인성면접에는 군종장교들이 면접관으로 참석하여 1일 약 150여명의 인원을 면접을 보게된다. 부사관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부사관을 선발하는 과정에 참석하는 것은 학교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일중 하나일 수 밖에 없다. 얼마나 좋은 인재들을 선발하는가는 그 조직의 큰 일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에 부사관학교에서 근무하는 군종장교들(교무·법사·목사·신부)은 전원 부사관선발 면접관으로 임명된다. 나도 그 중 선발 면접관으로 참모총장의 임명을 받아 거의 매달 면접관으로 참관하고 있다. 나의 손에 한 지원자의 인생이 좌우된다는 것은 정말 그 책임이 너무나도 크기에 신중함과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어느날 그 면접에 또 참여하여 면접을 보고 있을 때 일이다.

나의 책상앞으로 8명의 지원자가 나란히 앉는다. 그런데 그 중에 많이 낮익은 지원자가 보인다. 곰곰히 생각해 보고 물어보니 이번 면접이 3번째란다. 아 맞다. 그랬구나하니 나만 벌써 3번째 면접이라고 하니 기막힌 인연이다. 내가 무슨 질문들을 했는지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나 또한 자세한 기억이 났던 지원자였다. 열심히 준비하고 부족한 것을 채워서 와서 인지 그 전보다 확연하게 많이 좋아진 모습이었다. 기특하기도 하고 그 의지와 열정에 흐뭇하며 면접을 마쳤다.

그 면접을 통해 합격했던 기수들이 부사관학교에 입교를 하게 됐다. 그리고 첫번째 맞이하는 종교행사날 사무실로 한명이 노크하고 들어왔다. 바로 그 3번의 면접을 통해 만났던 교육생이었다. 반갑게 웃으며 악수를 하고 대견함의 포옹을 했다. 나를 찾아 교당에 왔다는 그 교육생의 마음. 내가 면접을 통해서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를 바랬던 나의 진심을 알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군종장교로서의 나의 모습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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