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나름대로 자신의 재주를 가지고 있지만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재주를 갖기는 어렵다. 나의 한정된 재주를 무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인도품 13장 '큰 재주 있는 사람은 남의 재주를 자기 재주 삼을 줄 안다'는 말씀을 공부하면 이것도 가능한 일이 돼버린다. 성불제중에 대한 서원이 있는 이라면 누구보다도 앞서서 실천해야 할 법문이다.

일생동안 한사람이 모든 재주를 다 갖추기는 불가능하지만 여러 사람의 재주를 적재 적소에 잘 활용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큰 재주는 그냥 갖추어지지 않는다. 큰 재주를 갖추려면 우주 만물을 한 집안 삼는 세계주의 즉, 일원주의의 심법이 있어야 한다.

합력의 시대에 넓은 마음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재주를 수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 또 식견이 부족하거나 자만심으로 가득차면 남의 재주를 알아보지 못한다. 자신의 재주에 시야가 가려서 남의 재주에 가치를 둘 마음의 여유가 없거나 무관심으로 활용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시기심이나 질투심으로 남의 지혜를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경우도 있다.

한 단체의 지도자가 통솔력이나 인화력이 부족하면 구성원들의 재주를 활용 하지도 못하고 구성원들과 소통하지도 못한다.

일원주의는 대종사와 정산종사의 전하신 도덕주의인 바, 곧 천하를 한 집안 삼고 만 생령을 한 권속으로 알아서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대 세계주의이다.

일원주의로 나아가는 사람은 다 같이 잘 살수 있도록 사요 중에서 '지자본위'를 실천한다. 의식주와 사농공상에 대한 지식이 나보다 나은 사람은 모두 스승으로 모시고 배워서 삶의 현장을 빛낸다. 그런 사람이 가정에 있으면 그 가정을 흥하게 하고, 나라에 있으면 나라를 흥하게 하고, 천하에 있으면 천하를 흥하게 한다고 하셨다.

후한 말엽, 삼국시대에 촉한의 유비와 관우, 장비는 매우 강한 군사를 가졌으나 이를 지혜롭게 활용할 책사가 없어 늘 조조군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던 중 유비는 제갈량의 식견이 매우 높고 훌륭하다는 소문을 듣고 제갈량의 집을 찾았으나 제갈량은 집에 없었다. 다시 며칠 후 찾아갔으나 역시 출타하고 없었다. 관우와 장비가 극구 만류함에도 유비는 단념하지 않고 다시 방문했고, 결국 제갈량을 만나 그를 책사로 들일 수 있었다. 이후 제갈량은 유비의 책사가 되어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100만 대군을 격파하는 등 많은 공을 세웠다.

나의 재주를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교단적이나 국가적으로 훌륭한 실력자들이 지혜를 무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불공하자.

<전 영산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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