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스런 마음은 그대로 전달돼요"
호미로 가꾼 자연농법
수제차와 추출액 생산

▲ '청정민들레' 밭에서 바라본 주암호.
▲ 김영래 대표(왼쪽)와 남편 조용환 시인.
주암호가 내려다보이는 보성군 문덕면 귀산리. 그곳의 풍경은 한마디로 생명력 넘치는 푸르름으로 가득했다. 비포장 오솔길 곳곳의 야트막한 물웅덩이에도 그 나름의 청정함이 있었다. 수몰지역인 주암호 구릉지에 자리 잡은 '청정민들레' 밭 역시 호미 하나로 가꾼 자연농법의 소중함을 알게 했다.

김영래(52·법명 선도) 대표는 이런 지역을 원했는지 모른다. 흰민들레를 제대로 키울 만한 오염되지 않은 땅을 찾기 위해 엄청난 발품을 팔았다.

"어느 미술 전시회에서 만난 지인의 소개로 이 땅을 알게 됐습니다. 수몰되기 이전 토착민들이 농사를 짓고 살았던 땅이었죠. 30여 년 동안 방치된 땅이라 흙이 살아 있었습니다. 이만한 조건을 갖춘 곳이 없겠다 싶어 포클레인으로 작업한 다음 2,310㎡ 밭을 만든 후 흰민들레를 심었습니다."

그가 이처럼 흰민들레에 심취하게 된 것은 자신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위장병이 늘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이다. 고질병으로 여길 정도였다. 그러던 그는 4년 전 〈동의보감〉을 통해 민들레가 식독을 풀며 체기를 없애는 데 좋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외에도 그는 민들레의 면역 효능인 위염, 위궤양 등의 위장병과 만성간염, 지방간 등의 간질환, 변비, 만성장염, 천식, 기침, 신경통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흰민들레가 좋은 약재라는 사실을 알면서부터 채취를 하게 됐습니다. 세척과 증제과정을 거친 후 말려서 차로 음용했어요. 물을 끓일 때도 말린 민들레를 넣어 마셨고 그 물에 밥을 말아서 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위도 편안해졌어요. 실질적으로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됐죠."

이로 인해 그는 남편과 함께 시골 구석구석을 다니며 흰민들레 뿌리를 채취하는 것을 일과로 삼았다. 그에게 있어서 힘든 과정이었지만 자연스런 일이 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12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쟁쟁한 문필력을 갖고 있는 남편 조용환(52·법명 성연) 시인은 그에게 있어서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남편은 담 모퉁이를 비롯해서 나무뿌리 옆이나 풀숲에 간신히 뿌리내린 흰민들레를 채취하면서도 즐거워했습니다. 집 텃밭 양묘장에는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흰민들레 개체수가 늘어나게 됐습니다. 남편은 뿌리를 가로로 토막 내 키운 흰민들레를 6월과 9월 하순 두 차례에 걸쳐 민들레 밭에 식재를 하고 있습니다. 흰민들레 농사를 확산하는 밑거름이 된 셈이죠."

그는 흰민들레를 심는다고만 해서 판매가 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정성스런 마음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는 판매에 앞서 주변 지인들은 물론 전통차에 조예가 깊은 차인들에게 '청정민들레' 수제차를 맛보여 주기도 했다. '청정민들레' 추출액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접근했다.
"청정민들레 추출액은 중탕으로 만든 것입니다. 남편은 한의사인 친구와 전통차를 제다하는 친구들에게 맛보게 했습니다. 이들 친구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용기를 가지게 됐지요."

청정민들레 수제차는 흰민들레 잎을 100% 사용하고 있으며, 민들레 추출액은 흰민들레와 노랑민들레 전초를 혼합한다. 일반적인 효능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가격을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일 것이다.

"수제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채취한 잎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야 합니다. 그런 후 씻어서 물기를 말린 후, 3차례 정도 전통차 제다방식으로 덖는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차가 됩니다. 민들레 추출액은 가마솥 뚜껑을 열고 24시간 정도 중탕과정을 거칩니다. 생물에는 우리 몸에 이로운 것도 있지만, 악성 성분도 있어서 증기를 충분히 내보내는 방식이지요. 중탕이 줄어들면 짜 내는 방식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소비자들이 건강하기를 염원하는 그의 순수한 뜻이 들어 있다. 그는 제품 생산의 안정화 확보 차원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이 청정민들레 수제차와 추출액을 구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모 대학 식품영양학과에서 흰민들레를 수매하겠다는 제의를 정중히 거절한 것도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수공업 시스템인 관계로 생산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믿음과 나눔의 마음으로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봅니다. 남편이 사람을 살리고 우리를 살리는 대동 세상의 자양이 되는 게 바로 '민들레의 생태'라고 말할 때 크게 공감을 했지요.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장아찌와 김치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소박한 바람은 어찌 보면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소비자들의 활기찬 하루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인지 모른다. 청정민들레의 생생한 푸른 향기가 우리들 건강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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