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인 교무·만덕교당( 논 설 위 원 )
운전면허증을 취득한지는 20년이 됐다. 교화현장에 나온 지 21년이 됐다. 교화현장에서 교화를 한 것은 기관에서의 근무도 교화의 연장이었기에 교화경력을 말할 때 "21년째입니다"라고 말한다. 운전경력이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사고를 내지 않았다. 교통사고를 낸 적이 없어서 상대방과 시비한 적도 없다. 잘 몰라 상대방을 당황하게 했을 때는 무조건 잘못을 인정했다. 그리고 배웠다. 범칙금을 부과 받아 본 적도 없다.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때 법규를 준수하면 목숨을 위협하는 운전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편리한 것이라고 배운 것이 지금 현재 나의 운전습관을 형성했고, 법규준수는 당연히 지켜야 할 생명선 같은 것이 됐다.

올 여름 청소년들과 캠프를 갔을 때, 새벽 좌선시간에 독경을 하는데 목탁소리가 너무 희미하게 들렸다. 같이 근무하는 교무님께 넌지시 지도를 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원불교학과 다닐 때 목탁치는 법을 배운다. 지도교무님께도 배우고, 잘 안되면 선배한테도 배운다. 배운 것을 적당하고 편안하게 운곡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까지 스스로 익히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운전은 하겠는데 주차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주차를 할 때 원리를 가르쳐주면 그 원리에 따라 감을 익혀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면 되는데 그 익히는 과정이 쉽지 않아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운전은 하는데 나서는 길이 부담스럽다. 교화도 마찬가지이다. 독경할 때 목탁은 치는데 대중과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오히려 목탁이 일심을 방해하기도 한다.

우리의 교화현장에 대한 점검을 위해 교단에서도 신호등으로 교화를 수치화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교역자광장 첫화면에서는 사라졌다. 첫화면이 주는 신호등은 많은 교화현장의 교무님들을 행복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짐작하건대 상당히 불안지수를 높여주었을 것이다. 빨간 신호등일 때의 위협과 불안은 자각을 이끌어 내기전에 좌절을 먼저 맛보게 한다. 안전하다는 초록불일 때 나는 안정적이었나? 나는 행복했는가? 떠오른 답은 '글쎄요'다.

교단에서는 신호등을 주기전에 이 회상에서 공부하고 신앙하니 행복한가? 에 대해 먼저 물어 주었어야 했다. 지금도 먼저 확인하자. 출재가교역자 여러분 지금 행복하세요? 라고….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안전운전 할 수 있는 원리와 교화침체기에 행복한 교화현장으로 이끄는 원리는 다르지 않다고 본다.

첫째는 법대로 배운대로 원칙을 먼저 지키는 것이다. 법규준수를 하다보면 보호를 받는다. 양보하는 문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대종사님 법대로 하다보면 깨달음이 있어진다. 재미가 난다. 행복해진다. 교화자의 행복은 더불어 하는 이들까지 행복하게 한다.

둘째는 교통법규 준수와 더불어 상황에 맞는 대처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즉 변화를 볼 수 있어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인으로서 준비하라 하신 가르침대로 해 보는 것이다.

셋째는 초발심이다. 며칠전 교당 신축공사에 도움을 주신 교도님과 전화통화를 했다. 통화중에 그분은 내게 부탁하셨다. "교무님 초발심을 잊지 마세요. 그래야 병이 나지 않아요." 나는 그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초발심이란 단어가 가슴에 파고 들었다, 교당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올 것을 짐작하시고, 초발심을 챙기라고 하신 교도님의 마음이 참 감사했다. 처음 원불교를 접했을 때 대종사님이 어떤 분인지 알게 되면서 가슴에 치밀어 오는 그 뜨거움과 벅참이 날 붙잡았다. 대종사님을 따르게 했다.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출가 서원했다. 대종사님의 가르침이 날 행복하게 했으니까. 그래서 출가했고, 교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넷째는 삼학수행이다. 병진이다. 신앙과 수행의 병진으로 일원의 진리에 더 빠르게 도달하라 하셨듯이, 삼학수행이 절묘하게 발휘될 때 재미와 행복은 더해가고 운전도 건강해진다. 내가 행복하면 교화하게 된다. 그러니 내 행복지수를 높여보자 가을도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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