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10년 이상 거래하는 곳이 많습니다."
인간적인 깊은 신뢰감이 바탕
150개 슈퍼마켓 관리, 푸드뱅크 결연

CJ 제일제당(주) 식품 김해·강서 대리점 사무실 근처에는 자연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서낙동강 지류에 속하는 맥도강을 볼 수 있어 마음에 안식처를 주고 있다. 맥도리의 옛 지명이 말해주듯 그런대로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서용선(55·대신교당) 대표가 동래구 사직동에서 강서구 대저 2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한 것은 4년 전이다. 본사에서 2개월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한 이곳을 추천해 인수하게 된 것이다.

"유통업쪽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12년 전에 독립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인지도가 높은 제일제당과 대기업에서 생산되는 설, 추석 선물세트를 기업체, 금융기관 납품을 주로 했습니다. 그러다 대리점 확충을 계기로 슈퍼마켓까지 공급하고 있습니다."

김해시와 강서구에 있는 150개 슈퍼마켓은 그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순회차 3대가 구역을 나누어 매일 배달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루 전에 주문을 받아 다음날 배송되는 까닭이다.

"오전 배송이 끝나면 매장을 둘러봅니다. 점주들이 빠진 것이 있다고 주문을 해 올 경우, 물품들을 점검하기 위해서죠. 물품은 가공식품과 상온식품 등 500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화가 무르익을 무렵 밖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본사 특장차에 실려 온 물품들을 내려달라는 주문이었다. 그는 이내 지게차에 올려진 물품들을 조심스럽게 다루며 물품 창고로 이동시켰다. 이 작업은 한동안 계속됐다. 작업이 마무리 된 후 다시 사무실에서 그와 대화를 계속했다.

"90% 이상이 원자재 수입 제품인 관계로 상황에 따라 가격인상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럼에도 많은 곳을 관리하다 보니 일부 점주들과 약간의 언쟁이 있기는 합니다. 대형매장에서는 '얼마인데 우리한테 이렇게 주느냐'"는 볼멘 항의죠. 본사에 이 문제들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받아들이면 가격을 낮춰 줄 수 있으나 많은 품목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그는 저렴하게 물건을 공급하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기본적으로 고정적인 경비지출이 있다 보니 과다하게 마진을 남길 수 없다. 공급면에서는 본사에서 직거래하는 대형마트와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물량 매입자체가 다르기에 할인율 적용에서 차이가 날수 있다.

"대기업들간에 가격 경쟁을 하다 보니 기초 식자재인 밀가루, 설탕, 식용유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가격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폭염과 홍수가 지속되면 전 세계적인 곡물가격이 30% 인상이 되고 연말이 되면 50% 오르게 되는 것이 기정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가격을 50% 올리지 못합니다. 본사에서는 미리 예측하여 가격 인상폭을 줄이는 것이지요."

그는 점주들과 인간적으로 거래를 한다. 이로인해 이미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다. 10년 이상 그와 꾸준히 거래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가 운영하는 대리점이 부산 지점의 6개 대리점 중 내부관리측면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무차임 경영으로 인한 안정적 운영이 주효했다. 매달 수금하는 입금 시스템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유통업은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요. 인건비와 인력충원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인력 충원측면에서 직원들이 영업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아무나 시킬 수 없어요. 다행스럽게 현재 인원들이 잘 짜여 있어서 영업확장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 눈 팔지 않는 경영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하루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규모가 크다고 해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가는 방법은 자기 자본을 가지고 경영하는 것이다. 어떤 장사든 3년이 지나야 기본을 하고 6년이 지나야 뭔가 보이고 맛을 안다. 10년을 해야 주변에서 저 장사를 잘한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그런데 10년 갈 수 있는 소상공 업체는 1%가 안됩니다. 유통업도 10원, 20원 가지고 따집니다. 하루 아침에 큰 돈을 벌수 없어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할머니들이 재래시장에서 20~30년 채소장소를 하는 것을 보면서 느낌이 있어야 합니다. 오래도록 파니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유통에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다. 택배 포장에도 정성을 기울인다. 설, 추석 때 보내지는 1천500개의 선물세트 택배포장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가 덕천종합사회복지관에 10년 넘게 물품 공급과 푸드뱅크 결연을 비롯 인연을 맺은 교당과 기관에 물품을 지원하는 것도 상생의 선연을 맺기 위한 정성스러움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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