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상의 교무 /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유권자의 선택과 책임에 관한 내용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되새기며 이번 선거가 우리 공동체의 발전과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도한다.

어떤 선택이든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며, 그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책임을 지지 않는 선택은 공동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해치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과 책임에 대해 고민해 보자.

수위단 선거에 관련하여 지금까지 우리가 거론한 문제점들을 들어 보면 1) 선거제도의 문제점, 즉 선거법 관련 2)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추천위원회의 관계, 즉 객관성과 공정성 문제 3) 후보선정과정, 즉 객관성 및 자격 검정의 문제 4) 후보선정 원칙의 문제, 즉 대중이 추천한 후보자들을 놓고 후보선발위원회가 최종선발 등의 가능한 예들이 예상됨에도 주로 아는 사람위주 혹은 측근위주로 되어진 점에 대한 문제다.

후보선정의 원칙을 제시하고 대중의 공감을 얻어야 함에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이는 원칙이 없었다. 5) 유권자의 책임과 권한, 후보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도 없고, 후보자 자신의 소견도 전혀 없는 묻지마식 투표를 해야 한다. 유권자를 무책임하게 만들고 무력하게 만드는 현재 교단상황에 대한 냉철한 반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도 유권자의 어떤 선택도 가능하며 동시에 그 선택의 책임은 더욱 중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그리고 다수를 차지하는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첫째 선거 보이콧이다. 둘째는 기권이다. 셋째는 유권자가 18인을 찍지 않아도 인정해주는 선거다. 넷째는 현재 진행되는 피선거인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찍어야 하는 소위 '묻지마 선거'이다. 네가지 중 어떤 선택을 하든지 유권자의 몫이다.

그러나 그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며 그 책임을 완수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공동체에 현재와 같은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선거제도의 개선, 그리고 후보선정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가질 수 있는 방식과 원칙을 만들고 대중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일, 그리고 지금처럼 선관위나 후보선정위나 후보들이 그 사람들이 그 사람들을 뽑고 선거를 돕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개선하고 선관위가 객관성을 갖도록 구성할 것, 그리고 선정된 후보들이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행정조치, 선거인 즉 유권자들이 후보자들 검증할 수 있는 방안들을 다 마련해서 공동체에서 공감을 받는 검증 절차를 거쳐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왜 우리가 수위단원 선거에 관심을 보이고 많은 비판을 하게 되는가? 수위단이 선출되면 바로 교정원장 감찰원장 그리고 총부의 각 부서장들이 정해지고 행정부의 체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교단에 수위단을 비롯해 모든 소단위로 행정을 돕는 기구들이 있지만 대개서 그 사람이 그 사람 혹은 한 사람이 이일 저 일에 동시에 들어가 있다. 전문성을 요하는 곳에 그렇게 요식적으로 사람을 구성하고 보니 다들 애는 쓴다고 하는데 공감도 없고 효율성도 나타내지 못한다.

유권자인 일선교무들이 수위단원 선거의 잘못을 지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일이 제대로 되도록 끝까지 챙기는 정성이 우리 공동체에 절실히 필요하고 공동체 일원들(즉 유권자)이 수위단 활동과 행정부의 활동을 모니터하고 평가는 일이 반드시 함께 수행되어야 행정과 현장이 유리되지 않고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유권자들이 이번에 선거권 행사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주요 구성원인 유권자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깊이 통찰하는 계기가 되고 교단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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