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수 교도·백수교당(논설위원)
육성(育成)과 양성(養成)은 큰틀에서는 비슷하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온실의 화초를 잘키워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과정으로 비유하고 싶다. 요즈음 물질만능주의의 사회에 접어든 나라의 최대 고민은 방임적 고위험 가정의 육성과 양성의 문제 해결이다. 국가는 육성을 위해 모든 재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육성을 위한 제도는 수시로 변하고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원인은 경쟁의 테두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짜 맞추기식 재원투자에 의한 제도로 혁신적 정책이 부족하다. 이러한 범주에서 인성함양과 양성이 과연 이루어 지겠는가? 육성의 기본이 흔들리면 인성함양과 양성은 기대 할 수 없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가 돼야 한다. 다시말해 상호 존경과 존중이 바로서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만나 내일 헤어지고 원수 관계로 돌변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도덕적 사고의식이 결여 된 것도 한 몫 하겠지만 인성을 바르게 지도하지 못한 교육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더욱 큰 문제는 사회적 문제이자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가는 묻지마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불특정 다수에게 위협과 위해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자를 정신적 질환자의 소행으로만 단정 지어선 안된다. 범죄원인을 분석해보면 사회 안전망에 대한 치안 부재도 있지만 나눔과 소통의 부재이며 당면한 사회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가득 차 있다는 것이 문제다.

국가는 위기가정에 대한 관리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소홀 또는 방임시 한 것이 아닌가 살펴야 하며 방임한 부분이 있다면 크게 반성하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위기가정과 방임의 고위험가정은 정신·경제적으로 원만하지 못한 가정을 말한다. 아동전문기관에서 아무런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이 50여 만명이며 그 비율도 73%에 이르는 것으로 통계됐다. 나홀로 아동과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은 도처에서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만큼 아동들을 안전하게 육성과 양성을 위한 복지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가는 위기가정과 방임의 고위험가정을 발굴하여 각종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방임을 미연에 방지하는 정책을 강화 해야한다.

나는 대안학교의 교육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대안학교가 어떤곳인가? 정규과정을 채울 수 없는 학생을 모집하여 육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원불교에서도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습과정을 정식으로 이수하면서 원불교의 마음공부와 일원의 진리를 얻고, 자기도량을 축적하는 일거양득의 교육기관이 원불교대안학교이다. 원불교 대안교육은 국가가 원하고 바라는 육성과 양성의 표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 것과 아울러 사회의 독버섯처럼 되어버린 방임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그래서 국가는 이러한 기관에 재원을 아끼지 말고 적극 지원하여 졸업생들이 공동사회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 지식정보사회,글로벌사회 등 수없이 다양한 수식어가 난무 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인적·물적자원 그리고 지식과 정보, 경제활동 등이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드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지 않은가. 학습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학습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능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원불교는 육성을 위한 투자와 양성을 위한 개발에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원불교도 글로벌화 되어가는 사회 변화에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종교가 사회에 주는 양식은 양성에 많은 비중을 두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이 갖춰지지 않으면 질서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기본이 육성이며 질서는 양성이기 때문이다.

원불교는 육성과 양성에 더 많은 물질적·정신적 투자를 하여 육성과 양성이 방임되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방임의 그늘에서 방황하는 중생을 구원하여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복지사회 건설에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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