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성직자 보좌
전역 후 청년교도로 성장

▲ 인성교육을 마치고 7사단 장병들과 함께하고 있는 군종병. 오른쪽에서 3번째가 박현주 사단군종병이다.
원불교학과 남자 예비교무들이 군 입대를 할 때 불교 군종병으로 근무했던 사례가 종종 있었다. 여러 가지 종교의례와 정서가 비슷했기 때문에 교법으로 단련된 예비교무들이 거부감 없이 활동해 왔다. 이런 상황은 교단의 군종이 승인되기 전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지금은 예비교무로서 원불교 군종병으로 떳떳이 활동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군종병은 군종장교를 보좌하고 종교의식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2명의 군종장교가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종병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는 지역 부대 교화를 민간성직자들이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7사단에서 군종병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현주 상병은 "주말 종교행사만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장병 야간 위문과 GOP 위문, 환자나 수감자 위로 방문 등 순교활동을 군종장교와 함께하며 군교화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상병은 사단 군종병으로 인후교당 학생회 출신이다. 7사단에는 현재 11명의 군종병이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경원 군종장교는 "우선 위문이나 교육을 할 때 도와주는 협력자가 있다는 것에서 마음이 든든하다. 장병들의 동료로서 상담자 역할까지 하며 병영생활의 정보 제공은 물론 교도 관리의 중간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상병처럼 군종장교에 배속된 군종병 외에 각 대대나 중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군종병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평소에는 자대에서 복무하다가 주말이나 일요예회 때 민간성직자들의 행사를 돕고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육군부사관학교 문정석 교무는 "군종장교에 배속된 군종병 이외에 연대, 대대, 중대 군종병들은 따로 혜택이 없다. 다만 군종병 집체교육이 1년에 2차례 2박3일 정도 진행되고 필요에 따라 사단 군종장교가 상시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군종병 선발은 주로 희망자나 교무의 추천, 교도 중에 면접을 통해서 이뤄진다. 이들은 명예 이상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화교당 안현우 군종병은 "군에 와서 4곳의 종교를 다 다녀봤다. 원불교가 상대적으로 편하고 교무님의 설교가 쉽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어 내 종교로 선택했다. 군종병으로서 일요예회 준비에서부터 의식진행까지 협조하며 교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병대대에 근무하고 있는 안 상병은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하고 귀대한다고 귀띔했다. 현재 김화교당의 군종병은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군종병들이 원불교를 군에 와서 접하고 자발적으로 선택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군교화 뿐 아니라 청년교화의 새로운 인재들이다. 전역한 군종병들의 새로운 움직임도 주시할 부분이다.

SNS를 통해 '원'이라는 그룹을 만들어 기수별로 연락을 주고 받고, 지역 교당의 청년회를 결성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김화교당 군종병으로 복무했던 수도권 지역의 청년들이지만 지역교당과의 연계 가능성을 보여줘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