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만난 상근기

15주 마다 한 기수가 끝나는 부사관들. 이번달에도 또다른 교육생들이 입소를 했다. 이번에는 어떤 교육생들과 마주칠까 기대 반과 또 새로운 분위기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교육생들이 예회의 분위기를 또 새롭게 만들어서 어수선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반으로 교육생들을 맞이한다.

종교행사가 끝나고 잠시 사무실에 머물 때 였다. 사무실을 향해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경례를 크게 하며 거수경례와 함께 "용무가 있다"며 한 교육생들이 들어왔다.

무슨 일인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 교육생의 질문은 이러했다 "교무님! 일원상서원문을 할 때 언어도단이 무슨 뜻인가요?" 순간 두 눈이 번쩍하며 그 교육생을 유심히 살펴보며 이렇게 질문을 했다. 오~~원불교 교도인가?, "아닌데요" , 그러면 원불교와 무슨 인연이 있는가? "제가 종교에 관심이 많기는 한데 제가 보기에 원불교의 교리가 정말 좋은 것 같아서요. 그래서 재미있게 다니고 있는데 단어들이 이해가 좀 안가는 부분이 있어서요" 하며 멋쩍듯이 웃는다.

반갑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참 대단하기도 하고, 욕심나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 가슴으로부터 올라온다. 예전 원불교학과 예비교무시절 선진님께서 특강에서 말씀해 주신 부분이 생각난다. "나는 여러분들을 보면 정말 설레고 기특하다, 어떻게 이 어린나이에 이 법을 알아서 이 자리에 앉아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가슴이 벅차기도 하고 그렇다"라고 하신 말씀, 지금 이순간 그 교육생을 바라보며 아니 어떻게 이렇게 알고 올 수 있을까? 정말 상근기가 아닐 수 없다.

자리에 앉게 한 후 차 한 잔과 함께 언어도단의 단어의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으로는 아니지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는 어렵다라고 하며 배우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하는 모습들 또한 볼수록 신기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헤어지기 전에 포켓에 휴대할 수 있는 포켓전서를 선물해 주며, 시간 날 때마다 보고 궁금한 게 있으면 와서 질문하라고 이야기 했다.

그 뒤로 이 교육생은 수·일요일 종교행사 시간을 통해 전서에 있는 단어들을 물어보며 원불교가 가지고 있는 교리를 하나 둘씩 이해해 가기 시작했다. "와!! 정말 좋은데요" 라는 리액션과 함께. 매주 매시간 그 교육생과의 만남은 나에게도 힘 솟게 하는 샘물과도 같은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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