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힘든 부분에 대한 질문에'인간관계의 어려움'이라는 수치가 가장 높게 나왔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경우 인간관계의 개선방법을 제대로 알고 실천해나갈 필요가 있다.

대종사님께서 인도품 16장에 그 해법을 내놓으셨다. "사람이 서로 사귀는데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려면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고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라"고 일러주셨다.

인간관계에서 유념한다는 것은 분명하고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마음으로 챙겨 취사하는 것으로 내가 남에게 은혜 입은 것을 잊지 않고 보은 하는 것이고, 무념한다는 것은 은혜를 베푼 후에 은혜를 베풀었다는 관념과 상을 없애는 것으로서 은혜를 베푼 사람이 혹 나에게 배은망덕을 하더라도 은혜를 베풀었다는 것으로 인하여 더 미워하거나 원수를 맺지 않는 것이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은 새겨 두지 말고 나의 잘못은 마음 깊이 새겨 두며, 남이 내게 베푼 것은 잊지 말고 남에게 원망스러움이 있다면 잊어버려라'(我有功於人 不可念 而過 卽不可不念 人有恩於我 不可忘 而怨 卽不可不忘)는 말이 있다.

'받은 상처는 모래에 기록하고 받은 은혜는 대리석에 새기라'는 말도 기억해 보자.불공의 대상을 먼 곳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은혜를 준 상대방을 마음깊이 새겨서 현재 불공의 영순위로 보은할 때 좋은 인연이 오래 간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은혜를 베푼 상대방의 마음속에 나에 대한 섭섭함이 생겨 이생뿐 아니라 어쩌면 내생으로 까지 그 섭섭함이 이월 될 수도 있다. 또 은혜를 입은 것을 유념하여 항상 신의를 존중히 하지 않으면 일체 교제에 불신이 생겨 더 이상의 좋은 관계는 기대할 수 없게 되고 필경은 세상의 배척자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을 넓혀 나의 근본을 직관해 보면 어느 것 하나 은혜 아님이 없으므로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공부를 해 놓아야 영생을 통해 두루 두루 좋은 인연이 오래 지속 될 것이다.

또 하나, 내가 남에게 은혜 베푼 것은 공(空)에 바탕한 불공이어야 한다. 내가 베푼 것은 사은에 대한 보은행으로 또는 진리를 공부하는 나의 의무로 알고 살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했어도 그 일을 잊지 않고 은근히 보답을 기대한다면 언젠가는좋은 인연이 원수로 변해서 은혜를 베풀지 않음만 못한 결과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인의 흔적없는 공부가 매력있는 무념공부의 표본이 됐으면 좋겠다.

유·무념의 공덕을 인간관계에 활용케 해주신 대종사님 말씀을 지금 바로 활용하자.

<전 영산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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