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메뉴 개발에 정성 기울일 것입니다"
전복장아찌 등 밑반찬 푸짐
30여년 음식 솜씨 돋보여

▲ 전복을 손질하는 류옥자 대표.
▲ 전복 코스요리.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곳 전남 완도(莞島). 그 이름만 들어도 따뜻하고 포근함이 다가온다. 바닷바람과 함께한 해남 땅끝을 거쳐 도착한 완도는 건강의 섬답게 넉넉한 인심과 자연이 선물한 풍경이 있었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시간, 일행과 함께 찾아든 일억조 식당에서 그 넉넉함의 일부를 발견했다. 수족관에는 전복요리전문점답게 전복을 비롯 각종 해산물이 가득했다.

자리에 앉아 류옥자(54·법명 승원)대표에게 전복요리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 동기에 대해 설명을 부탁했다. 복스런 얼굴의 류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니 절로 마음이 편안해 졌다.

"완도에서 전복이 많이 나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복요리와 생선탕 및 낙지요리를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점차적으로 전복요리를 개발해 그 범위를 넓혔지요. 전복요리를 전문적으로 하게 된 것은 3년이 되었지만 손님들의 입소문과 블로그를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여곡절을 겪은 그의 요리 경력이 바탕돼 있다. 30년 전, 인천에서 완도로 정착한 이듬해 부터 본격적인 요식업을 시작한 그는 전복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전복 요리 방법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했다. 그런 만큼 이곳을 찾는 손님들 역시 그의 손맛과 음식 특유의 향에 매료되고 있다.

"청정해역인 완도에서 생산되는 전복은 단백질과 바타민이 풍부하여 예로부터 고급 수산물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보길면, 소안면, 노화읍, 망남리에서 출하된 것으로 요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완도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구입한 전복을 수족관에 넣어두고 그때 그때 꺼내서 손질한 후 요리에 사용합니다."
▲ 전복매운찜.
이때 분리된 전복껍질도 그에게 있어 소중한 음식 재료가 된다. 한때 공예품으로 활용되던 전복껍질이 이제는 육수를 만드는 식재료가 되고 있다. 그는 8년전 부터 거의 모든 요리에 전복 껍질 육수를 사용하고 있다. 24시간 다시마와 함께 끓여 그 맛 또한 담백하다.

"전복 요리를 하다보면 많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그리고 전복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돼요. 밑반찬도 전복에 맞는 음식으로 차리죠. 이를 위해 음식 만드는 것을 종업원들에 맡기지 않고 직접 만듭니다. 그러다보니 바다음식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은 저만의 음식 철학입니다."

그가 주방으로 손짓을 하자 상 위에는 전복 코스요리(200,000원)와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해물 밑반찬이 끝없이 펼쳐졌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엇보다 고등어 구이, 간쟁이회(홍어새끼), 개불, 멍게, 참소라, 새우, 낙지말이, 소라, 홍합, 미역해초 무침, 김자반 무침, 톳 무침, 치즈 그랑땅, 다시마 장아찌, 전복 장아찌 등이다. 맛은 깔끔하면서도 상큼했다.

"생물은 수협 활어공판장 시간에 맞춰서 구입합니다.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2시에는 생물을 구입하기 위해 마음이 바빠집니다. 특히 크기가 작은 것으로 담은 전복 장아찌는 손길이 많이 갑니다. 전복 드시는 손님들에게 특별음식으로 내 놓고 있습니다. 요즘 새로 개발한 것은 깨끗이 씻은 전복껍질에 새우, 버섯, 야채를 양념한 후 치즈를 얹어 만든 치즈 그랑땅입니다. 손님들의 반응이 호의적입니다."

그는 먼저 주 메뉴로 나온 전복회 들기를 권했다. 톳보다 귀한 음식인 고시래기(해초의 일종)가 깔린 전복회는 품위가 있어 보였다. 두께와 크기도 적당했다. 전복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 맛은 일품이었다. 그는 이어 장수돌솥에 버터를 넣고 볶은 전복 버터구이와 팽이 버섯, 다시마, 각종 야채, 전복을 넣은 전복 야채볶음을 선보였다. 그는 버터로 구은 전복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먹기 좋게 정리했다. 한 점을 들자 상큼함이 입안에 가득했다. 콩나물과 각종 양념으로 요리한 전복 매운찜은 물론 마무리 부분에 나온 전복 맑은탕과 전복죽에서는 그만의 손맛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 전복회.
"전국 어디를 가도 전복구이와 전복회, 전복죽은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복 매운찜을 요리하는데는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전복 매운찜도 특별한 요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속에서 탄생된 것입니다. 맵고 칼칼한 맛으로 인해 술 손님들에서부터 여성들까지 즐겨 찾고 있습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전복 요리를 많이 먹었어도 질리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전복요리에서 소리없는 맛과 향을 느끼기 때문이다. 요리에 이야기가 있는 까닭이다. 그의 다짐도 멋있다. 전복에만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를 감동시키는 자신감이다.

"몇 년 전부터 특징적인 한 가지를 중심으로 요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것이 전복요리입니다. 전국에 있는 손님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것도 저에게는 희망입니다. 앞으로도 전복요리 메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조금 전에 드신 전복 코스요리 가격이 높은 것 같아도 전복으로 요리한 여러 가지 음식을 맛있게 드실 수 있으니 행복하리라 봅니다."

완도회센터 주변에 위치한 일억조 식당에서 식사를 맛있게 한 후 수협 근처 바다를 한동안 쳐다보았다. 푸른 바다와 푸른 섬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완도의 맛과 풍경은 이래서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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